최근 강남 초등학생 일부가 겪는다는 놀림, 듣고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2023-06-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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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사는 일부 학생이 겪은 일
등기부등본까지 확인… “너희 집 전세지?”
서울 강남지역 일부 초등학생이 전셋집에 산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증만 받으면 누구나 다른 주소지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집값이 대체로 비싼 서울 강남에 사는 일부 초등학생이 전세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16일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A 학생은 최근 부모에게 "우리 집 전세야?"라고 물었다. 학교 친구가 "전세 사는 친구랑은 엄마가 어울리지 말래"라고 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친구 집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같이 놀 친구인지 아닌 지를 정해주는 이런 세태에 A 학생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빚 없이 자가로 사는 사람은 1등급,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은 2등급, 전세는 3등급으로 나뉜다는 소리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사정이 비슷한 B 학생은 아예 전세에 산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 다른 동네로 이사했다.
B 학생 부모는 매체에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도 아이를 소수정예 학원에 보내려고 강남으로 무리해 이사했는데, 어느 날부터 아이가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 학원에 찾아갔다가 기막힌 소리를 들었다. 아이들이 B가 전세에 산다는 걸 등기부등본을 보고 확인해 따돌렸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일부 강남지역 엄마들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부 강남 '맘카페'(온라인 커뮤니티)는 회원 가입 조건으로 본인이 살고 있는 집 등기부등본을 제출하게 끔 요구하기도 했다.
어린 학생들이 전월세나 자가 같은 주거 형태, 심지어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또래 집단을 형성하고, 집안의 경제적 수준 차이를 이유로 동급생을 소외시키는 일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임대아파트나 빌라, 전월세로 사는 학생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 201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 사이에 거주지를 바탕으로 한 혐오 표현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거지'라고 놀림받는 일이 생기면서 최근엔 아예 공공분양 주택 이름에서 'LH' 등 표기를 빼는 움직임도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