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 난 현장…'자폐증' 한국계 청년이 세계 신기록 세웠다 (영상)
2023-06-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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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초 만에 맞춰 세계 신기록 달성
자폐증 딛고 새 역사 쓴 한국계 청년
자폐증을 앓는 한국계 미국인 청년이 3.13초 만에 루빅큐브(3×3×3 큐브)를 맞추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16일(이하 현지 시각) 기네스월드레코드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큐브 선수 맥스 박(21)은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루빅큐브 대회에서 3.13초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4년간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중국인 선수의 3.47초보다 0.34초 빠르다.
맥스 박은 자신의 SNS에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그는 카운트 시작 전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큐브의 6면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러다 초가 시작되자 곧바로 현란한 손놀림으로 각 면의 색을 빠르게 맞춰나갔다. 마구잡이로 섞여 있던 큐브는 단 3.13초 만에 완벽하게 정리됐다.
그 순간 박은 "예스!'를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서 맥스 박의 시간을 재던 소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기록을 보고 놀란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함성과 박수, 사진 촬영음으로 현장이 크게 들썩거렸다.
맥스 박이 세계 1위 타이틀을 갖게 된 데는 부모의 도움이 컸다. 2세 때 중증 자폐증을 진단받은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루빅큐브를 배웠다. 자폐증 증세를 완화하고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려는 수단이었다.
처음엔 치료를 위해 시작했으나 그는 기대 이상의 재능을 드러내 각종 큐브 대회에 출전해 기록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3×3×3 큐브에만 국한하지 않고 4×4×4, 5×5×5, 6×6×6, 7×7×7까지 다양한 종류의 큐브를 섭렵했다.
맥스 박의 사연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피드 큐브의 천재들'로도 제작됐다. 맥스 박과 호주 출신의 선수 펠릭스 젬덱스가 경쟁하고 우정을 맺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20년 첫 공개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큐브를 잘하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도 않았으며 대회에 나서는 것은 보너스일 뿐이었다"며 "우리 아이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표현조차 못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