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면서 운동하는 것도 아닌데…수신료 월 8만원 냅니다” 헬스장 사장의 분노
2023-06-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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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간 34대 수신료 납부’ 사연 화제
“KBS, 용역업체 이용해 수신료 징수” 주장
최근 대통령실이 발표한 'TV 수신료 분리 징수' 방침을 두고 KBS 사장이 사퇴 카드까지 꺼내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거액의 수신료 납부로 허리가 휜다는 헬스장 사장의 하소연이 화제다. 러닝머신 34대에 달린 TV모니터 때문에 TV 34대분의 수신료를 매달 내고 있다는 것.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런 내용을 담은 게시글이 올라왔다.
헬스장을 운영한다는 글쓴이 A씨는 “최근 KBS가 TV 수신료를 분리해서 징수하는 것을 두고 ‘언론탄압’이라며 수신료의 가치와 공정성에 대해 연일 9시 뉴스에서 얘기하고 있다”며 “공정성을 따지는 KBS는 얼마나 공정하게 TV 수신료를 걷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지난 5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제가 십수 년째 내는 영업장 전기요금 고지서다. 여기 보면 TV 수신료로 매달 8만5000원이 전기요금과 별도로 부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지서에는 ‘TV 수신료’ 항목에 8만5000원의 금액이 찍혀 있었다. TV 한 대당 수신료가 2500원이니, A씨는 총 34대분의 수신료를 납부하고 있는 것.
그는 영업장 내부 사진을 곁들이며 “이는 헬스장 러닝머신마다 달린 TV들 때문이다. 요즘 어느 헬스장에 가도 유산소 기구마다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 TV가 설치돼있거나 기기 전면부 패널에 TV 모니터가 내장돼있다”며 “KBS는 기기 작동 여부나 KBS 방송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방송 수상기 대수만큼 TV 수신료를 내는 게 법이라며 모든 TV에 대해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헬스장에 흔히 있는 이런 기기에서 TV를 안 봐도, KBS 채널을 삭제해도, USB에 저장된 영상을 틀어놔도 1대당 2500원씩 계산해서 수신료를 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일반 가정집은 일일이 집에 들어가서 TV 대수를 확인해 볼 수가 없으니 한집에 방마다 TV와 TV 수신 데스크톱 모니터가 있어도 대부분 1세대당 1대 요금만 부과하면서, 헬스장은 다중이용시설로 출입이 자유로우니 KBS가 용역업체를 써서 만만한 전국의 헬스클럽을 싹 돌아다니면서 수신료를 징수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KBS에 전화해 항의도 해봤지만, 법으로 그렇게 돼 있어 따져도 소용없다며 수신료를 걷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가 운영하는 헬스장은 약 5년 전 러닝머신 기기를 교체하면서 기존 34대였던 기기를 20여 대로 줄였다고 한다. 그러나 KBS 측에 TV 대수 변동에 대해 따로 신청하지 않아 지금까지 34대분의 수신료가 계속 부과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이 수신료 분리 징수가 이슈가 되면서 뒤늦게 생각나 전화했더니 TV 수량 변동이 있으면 제가 얘기해야 하고 그동안 낸 요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방송법 시행령 42조에 따르면 주택에 설치된 가정용 수상기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수상기 1대의 수신료(2500원)만 징수하지만, 그 외 일반 수상기(영업장 등)는 소지한 대수에 따라 수신료를 부과한다. 수신료 환불의 경우 집이나 영업장 등에 TV가 없는데도 수신료를 냈다는 점을 증명해 인정돼야 최대 3개월까지 수신료를 환불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