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디 좁은 인도를 전신주 두 개가 가로막고 있다...어찌 이런 일이...

2023-06-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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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신주 틈 사이로 출입해야 하는 상황
이전 비용 책임 문제로 방치됐을 가능성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음카페에서 가져온 게시물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게시물 제목은 '나 우리과 여신인데 진짜 비참하다..'인데, 함께 첨부된 사진엔 좁디 좁은 인도에 버티고 서 있는 전신주 모습이 담겨있다.

그것도 한 개가 아닌 두 개가...

그렇다 보니 체구가 작거나 마른 사람이라도 그 곳을 지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좁디 좁은 인도에 전신주 2개가 버티고 서있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좁디 좁은 인도에 전신주 2개가 버티고 서있다. / 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밑에는 "여기 지날 때마다 몸을 틀어야 되는데 비참하다"라고 적혀 있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일단 '믿기 어렵다'며 황당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댓글에는 "무슨 길이 저따구" "인도 엉망진창이네..밤에 위험하겠다" "휠체어 탄 사람은 지나가지도 못하겠네요" "아니 도대체 누가 저걸 승인 해준거지..." "와 실제로 있는 길이에요?" "엄한 곳에 세금 쓸 생각 말고 저런 거나 조치해줬으면...멀쩡한 길 뜯어고치지 말고" "근데 과 여신인거랑 뭔상관이죠?" "절대 시에서 허가 안 내줄텐데..." "진짜 비참해 지는 길이네" "여자 신입생 몸 조심히 졸업해" 등의 반응이 달렸다.

전신주가 인도에 방치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전신주가 놓여있던 자리가 구획정리나 개발계획 등으로 인도가 돼버린 경우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인도 한 가운데 전신주가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인도가 사유지가 아닌 이상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거나, 한국전력(한전)과 이전 문제를 놓고 공방이 길어진 탓일 수 있다.

전신주 한 개를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5000만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비용이 만만치 않아 책임 소재에 따른 이전비 문제 등으로 지자체와 한전간 실랑이가 오갈 수 있다.

심하면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인도 상에 있는 전신주는 한전에 이전 요청하면 한전이 검토해 일을 처리해 준다.

다만 이전에 드는 비용이 문제다.

만약 건물이 들어서는 사유지라면 비용은 한전 부담이다.

인도 한 가운데 전신주가 버티고 있어 시민들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 케이블CMB(전남 광주시), 유튜브 캡처
인도 한 가운데 전신주가 버티고 있어 시민들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 케이블CMB(전남 광주시), 유튜브 캡처

공공용지인 경우라도 사람들 출입을 저해한다면 이 역시 한전이 책임을 진다.

반면 사유지를 지나가는 배전선로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이전을 요청하는 경우라면 신청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 근거해 보면, 위의 사례는 지자체와 한전 간 책임 공방 중이거나, 지자체가 손을 놓고 이설 신청을 하지 않아 벌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home 정병수 기자 jbs7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