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고 현미 곁을 지킨 최고급 피아노, 당근마켓에 매물로 올라왔었다 (+근황)
2023-06-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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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는 현미 조카 이정민씨
유품 정리하다 매물로 올려
지난 4월 4일 별세한 가수 현미 곁을 40여년간 지킨 피아노가 중고 마켓에 매물로 나왔다가 철회됐다.
연합뉴스는 최근 현미가 구입한 지 44년 된 일본 야마하의 피아노 'NO.U1' 모델이 당근마켓에 올라온 것과 관련해 그의 조카 이정민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미의 피아노는 지난 5월 16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매물로 올라왔다. 판매가는 250만원이었다.
연합뉴스는 해당 매물이 현미의 피아노가 맞는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판매자에게 직접 연락했다. 알고 보니 판매자는 이 씨였다.
이 씨는 미국에 거주하는 현미의 두 아들을 대신해 유품 정리를 맡았다. 이 씨는 다른 유품들과 함께 40여년간 현미가 아끼며 쓰던 피아노도 중고 매물로 내놨다.
현미는 작곡가 고(故) 이봉조와 헤어지고 두 아들 이영곤·이영준 씨와 따로 살림을 낸 후 1979년께 이 피아노를 장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미의 둘째 아들 이영준 씨는 "어머니는 거의 매일 피아노를 만졌어요. 집에서 피아노를 치시다가 '영곤아 기타 가지고 나와라', '영준아 화음 좀 넣어봐라'라고 하시곤 했죠"라고 회상했다.
이 피아노는 야마하가 1960년대부터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NO.U1' 모델이다. 온화하고 탄탄한 소리를 내면서 부드럽고 민감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신품 가격은 하위 모델에 따라 800만~1400만 원으로 다양하다.
이 씨는 돌연 현미의 피아노를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메시지를 보니 '뭐 어떻게 가져가면 되나요?' 같은 질문들이 있었다. 순간 너무 물건처럼 거래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족이 평생 소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미 조카 손녀인 이샤넬 씨는 "피아노를 봤을 때 색깔이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할머니의 향이 느껴지는 것 같아 슬프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라며 "피아노를 치며 할머니를 추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디바인 현미는 재즈풍 보컬을 통해 한국형 팝을 선도했던 인물이다. 1957년에 현시스터즈로 데뷔한 뒤 1962년 '밤안개'가 수록된 1집 앨범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