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염원 끝에 '갈배사이다 제로' 출시… 식음료업계에 제로 슈거 열풍
2023-06-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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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열망 속 '갈배사이다' 출시
식음료업계에 '제로 슈거' 열풍
식음료업계에 '제로' 열풍이 계속 불고 있다. '제로 칼로리', '제로 슈거'란 이름을 달고 올해 새로 출시된 탄산음료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은은한 단맛과 함께 청량감이 느껴지는 탄산음료는 많은 이들이 예전부터 즐겨 마셔 왔다. 탄산음료의 대표 주자 사이다는 1853년 영국 해군이 사과를 발효해 만든 술을 일본에 전파하면서 개발된 것으로, 콜라는 1886년 미국 애틀랜타주 약사 출신인 존 펨버턴이 카페인 원료로 쓰이던 콜라 나뭇잎을 달여 음료를 제조한 게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가 탄산음료란 걸 마신 지가 거의 170여 년 된 셈이다.
한 입 마시면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느낌에 많이들 탄산음료를 선호하지만, 아무래도 음료에 함유된 당류는 부담이기 마련이다. 비교적 작은 크기인 코카콜라 355㎖ 제품(152㎉)에 포함된 당류는 총 38g이다. 1일 영양성분 기준치(2000㎉ 기준)의 38%에 해당한다. 하루에 섭취해야 할 당류의 3분의 1 이상이 담겼단 얘기다. 반면에 같은 크기인 코카콜라 제로는 당류 0g, 0㎉로 표기돼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제로 음료로 많은 소비자가 고개를 돌리고 있다. 단맛은 다소 적지만, 건강에는 도움이 될 거란 믿음에서다. 식음료업계도 소비자 니즈에 맞춰 발 빠르게 제로 칼로리(혹은 저칼로리) 음료를 내놓고 있다. 기존에 사랑받던 탄산음료에서 '설탕'을 쏙 뺀 제품들이다.
□ 출시 예고한 '갈배사이다 제로'
제로 탄산음료가 속속들이 나오면서 "제발, 제로 칼로리 제품을 출시해 달라!"는 목소리가 유독 컸던 제품이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바로 '갈배사이다 제로'다.
해태htb(구 해태음료)에 따르면 '갈배사이다'에서 설탕을 뺀 '갈배사이다 제로'가 이달 중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정식 출시된다.
2018년 처음 출시된 '갈배사이다'는 달콤한 배 맛이 특징인 과채 음료 '갈아만든 배'와 사이다를 섞은 맛으로, 1997년 등장했다가 10년 만에 자취를 감춘 '축배사이다'와 비슷해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추억의 음료로 통했다.
'갈아만든 배'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젊은 층의 인기를 끌었고, 한 식구인 '갈배사이다'도 덩달아 수혜를 누렸다.
그러나 '갈배사이다' 마니아들도 당류의 압박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355㎖ 제품에 든 당류는 38g으로, 적지 않은 양이기 때문이다.
'갈배사이다'의 맛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일부 마니아들은 "제로 제품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염원했고, 실제로 온라인에 이런 내용을 담은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이들의 바람을 들은 건지 해태htb가 한국코카콜라와 손잡고 '갈배사이다 제로'를 소비자에게 내놓기로 했다.
해태 htb 측은 위키트리에 "이미 생산은 완료됐고, 이달 중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은 "드디어...", "미쳤다. 박스로 주문해야지", "당장 내 입으로", "제로가 가능하다니... 대박", "제로라니! 제로라니!!!!!"라며 환호하고 있다.
□ '제로' 이름 달고 재출시된 탄산음료들
올해 '제로'로 출시된 탄산음료는 꽤 많다. 설탕 대신에 인공 감미료인 알룰로스, 아스파탐 등이 함유된 제품이다.
알룰로스는 설탕의 단맛 70% 정도를 내는 대체 감미료로, 열량은 낮지만,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지녀 최근 제로 탄산음료 재료로 많이 쓰인다.
이 알룰로스를 첨가한 제로 음료도 다수 출시됐는데 △밀키스 제로 △웰치스 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원래 '밀키스(롯데칠성)' 250㎖ 제품의 칼로리는 130㎉, 당류는 31g이지만, '밀키스 제로'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8㎉다. 당류는 1g, 알룰로스는 5.5g 함유됐다.
웰치스(355㎖ 제품·그레이프맛 기준)도 마찬가지. 기존 제품엔 192㎉의 당류(46g) 담겨 있었으나, 제로는 0㎉, 당류 0g, 알룰로스 8g이다.
알룰로스가 설탕 대체품으로 자리 잡기 전, 대부분 제로 탄산음료엔 아스파탐이 쓰였다.
아스파탐은 당도가 아주 높은 인공(합성) 감미료다. 단맛은 나지만 당을 포함돼 있지 않고 칼로리가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제로 음료 외에도 소주나 막걸리 등 주류에 들어간다.
아미노산의 일종이라 열을 가하면 성분이 분리돼 거의 단맛이 나지 않는다.
이 아스파탐은 또 다른 인공 감미료인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과 함께 제로 탄산음료의 재료가 되는데 대표적인 게 제로 콜라다.
□ 제로 탄산음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제로 탄산음료는 정말로 건강에 도움이 될까? 세계보건기구(WHO)의 답은 '노(No)'다.
WHO가 지난달 발표한 '비 설탕 감미료(NSS) 사용 지침'에 따르면 체중 조절, 심혈관 질환·당뇨 등의 비전염성 질병 예방 목적이 아니라면 NSS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탕 대체로 나온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서설팜캄륨 등 모든 인공 감미료가 이에 해당한다.
WHO는 "장기적으로 볼 때 NSS는 성인과 어린이의 체지방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없다"며 "오히려 NSS를 장기간 섭취하면 2형 당뇨병(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는 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성인의 경우 사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과일처럼 자연 발생 당분이 함유된 식품이나 무가당 식품·음료를 섭취하는 등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인공 감미료는 설탕 대체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섭취 허용량만 지키면 몸에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는 "1일 섭취 허용량(ADI)에 맞춰 먹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40㎎/㎏/day)을 초과하려면 성인(60㎏ 기준)이 아스파탐 5.6㎎이 들어있는 음료를 하루에 428병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