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대행 서비스' 실제로 이용한 모솔 직장인이 감동받아 올린 글

2023-06-09 11:32

add remove print link

“내 말 공감해주는 사람 1명도 없었는데…”
부정적 인식과 함께 범죄 이용 가능성 여전

싱글족들의 생활은 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외롭기도 하다. 식사하고 커피 한잔하는 등의 일상, 영화를 보는 등의 여가생활을 나눌 사람이 주변에 없는 처지는 싱글족들의 마음을 춥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특히 '비자발적인' 싱글족들에게 가끔 취미활동이나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이 맞는 사람과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건전한' 애인 대행 서비스는 힐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수요가 있기에 생긴 서비스업이지만, 사람 관계를 돈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범죄 이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모태솔로(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라고 주장하는 남성 직장인 A씨가 올린 애인 대행 서비스 이용 후기가 올라왔다.

백팩을 멘 젊은 여성 사진 / mangpor2004-shutterstock.com
백팩을 멘 젊은 여성 사진 / mangpor2004-shutterstock.com

그는 "퇴근하려는데 (애인 대행 여성으로부터) '전철역에 도착했는데 키 크고 백팩 메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며 "허겁지겁 전철역으로 뛰어갔다"며 썰을 풀었다.

이어 "가보니 키 크고 백팩을 멘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다"며 "일일이 '애인 대행이냐'고 물어보는 건 미친 짓이고, 수신된 전화번호도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떠서 연락을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고 난감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하는 수 없이 골목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A씨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언제 오냐"며. 알고 보니 애인 대행 여성 B씨는 바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B씨를 본 A씨는 심장이 멎을 뻔했다. 연예인급은 아니었지만, A씨 같은 모솔(모태솔로)에게는 과분한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삼겹살집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공통적인 관심사를 발견했다. 애니메이션(애니)이었다. 의기투합한 그들은 애니 얘기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 대목을 복기하던 A씨는 "살면서 내 말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1명도 없어서 슬펐는데 이날은 너무 행복했다"며 여운에 잠겼다.

케미를 확인한 채 2차로 노래방으로 간 두 사람은 애니 노래를 듀엣으로 부르며 열정을 불태웠다.

식사 중인 커플 사진 / Mikhail_Kayl-shutterstock.com
식사 중인 커플 사진 / Mikhail_Kayl-shutterstock.com

A씨는 술이 당겨 마지막 코스를 포차(포장마차)로 잡았다. 술이 센 편이 아닌데도 여자랑 마시니 하나도 취하지 않았다.

어느덧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아쉬웠던 A씨는 "다음에 또 신청하면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고 "OK" 답변을 받아냈다. 둘은 서로 즐거웠다고 빠이빠이하고 다음 주에 영화 '범죄도시3'를 같이 보러 가기로 했다.

A씨는 "다른 애인 대행 서비스 후기들 보면 현타(현실 자각 타임) 심하게 온다는 데 나는 하나도 안 왔고 돈도 전혀 안 아까웠다"며 감읍했다.

후기를 접한 누리꾼들은 "현타 안 오는 게 대단하네", "가격은 얼마?", "서로 만족하면 다행", "진짜 서비스 산업이네", "이렇게나 프로페셔널할 줄이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애인 대행 서비스는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국내에 상륙한 이후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애인을 빌려 쓰려는 현대인들이 있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특별한 인연이 없이도 대가만 지불하면 원하는 애인 역할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애인 대행 서비스는 A씨 사례처럼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순기능을 부인할 순 없다. 하지만 자칫 성매매나 또 다른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우려도 여전히 상존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