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후배 정철원 데리고 갔다는 일본 술집의 정체
2023-06-02 12:18
add remove print link
룸살롱과는 다르나 여성 접대부 가능성
WBC 술판 파동, 스낵바 진실 규명 필수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중 음주 논란에 휩싸였던 국가대표 투수 3명이 음주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최초 보도에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유흥업소가 룸살롱이 아닌 스낵바라고 항변하면서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린다.
1일 WBC 음주 파동의 당사자인 이용찬(NC)과 정철원(두산)의 해명에 따르면, 두 사람은 3월 10일 일본전 패배 직후 11일 자정 무렵 술자리를 갖기 시작했다. 11일은 휴식일(토요일)이었고, 12일은 체코전이 잡혀 있었다.
이용찬은 당시 지인(남성) 1명과 1차로 다른 곳에서 식사하고 2차로 도쿄 아카사카의 A 스낵바로 이동해 가볍게 술자리를 가졌다. 정철원은 고교 선배 김광현과 함께 일본전이 끝난 후 A 스낵바로 직행했다. 그리고 두 사람과 이용찬 일행은 우연히 같은 스낵바에서 부딪쳤다.
이용찬과 정철원은 이 스낵바에서 여성 접대부 등은 일절 동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상태다.

이들이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이제 중요한 것은 해당 스낵바의 성격 규명이다. 일본에서 가벼운 분위기의 유흥주점인 스낵바(snack bar)는 업소마다 시스템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줄여서 '스나쿠'라고도 부르는 일본 스낵바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룸살롱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의 룸살롱과 같은 폐쇄적인 유흥업소가 드문 일본에서 그나마 비슷한 '캬바쿠라'는 고급 분위기의 홀에서 젊은 여성이 옆에 앉아 술을 마셔주며 그에 걸맞게 가격도 비싸다.

스낵바는 캬바쿠라보다 친근한 분위기면서 캬바쿠라처럼 여성이 옆에 앉아 술을 마셔주고 가라오케 기기도 두고 있어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올해 개봉된 일본 인기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 주인공이 스낵바에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다만 여성 접대부는 캬바쿠라보다 나이가 있는 여성들이 나오며, 맥주나 하이볼 같은 서민적인 술을 많이 마신다. 대신 가격은 캬바쿠라에 비해 훨씬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스낵바의 주요 고객층은 직장인 아저씨들이지만 여직원들과 함께 오기도 하며, 부부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는 등 딱히 성별에 제한은 없다고 한다.
그밖에 스낵바가 캬바쿠라와 다른 것은 여성 접대부의 2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파문이 터지기 전인 지난 4월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스낵바 정보 글을 올려 "보통 서민이나 중산층 수준의 손님에게 맥주, 양주와 간단한 안줏거리만 파는 곳이다"며 "손님 계층도 보통 그 동네에 오래 산 30~40대 이상의 남자와 여자다"고 주장했다.
여성 접대부와의 접촉 수위에 대해서도 "절대로 터치해서는 안 되는 게 불문율이다"며 "딱 수다만 떨고 술만 같이 마시거나 노래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휴식일 전날에 여성 접대부 없이 가볍게 술 몇 잔을 마신 게 전부라면 해당 선수들이 크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KBO의 진상 조사는 결국 선수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전체 동선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스낵바의 성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