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타고 병원 5곳 뺑뺑이' 5세, 입원 못하고 사망… 서울서 벌어진 일

2023-05-17 10:50

add remove print link

5세 남아, 응급실 찾지 못해 숨져
대학병원 등 4곳, 입원·진료 거부

'급성 폐쇄성 후두염' 증세를 보인 5세 아이가 구급차에 실려 갔지만 입원하지 못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응급실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응급실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지난 16일 SBS에 따르면 어린이날 연휴인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사는 5세 A군이 갑자기 40도까지 열이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증세가 나타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A군은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빈 병상이 없어 입원할 수 없었다. 치료받으려면 5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병원 3곳을 더 돌아다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병상이 없거나 진료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다섯 번째로 방문한 병원에서 '입원 없이 진료만 받겠다'는 조건으로 치료받았다. 병원은 A군에게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내렸고 다음 날인 7일 새벽 귀가 조처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온 A군은 계속해서 증세를 호소했고 가족들은 다시 진료받기 위해 응급실 갈 채비를 했다. 그러던 중 A군이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A군은 구급차에 실려 가까운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40분 만에 숨졌다.

입원·진료를 거부한 4개 병원은 대기 환자가 많거나 야간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입원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료만 진행한 병원은 매체에 "엑스레이상 문제가 없는 걸 확인했다. 호흡기 분무 치료도 즉각 시행했고 안정된 것을 확인해서 퇴원 조치했다"라며 '입원이 안 된다'는 건 일부 직원의 착각이라고 해명했다.

구급대원 자료사진. / 2p2play-Shutterstock.com
구급대원 자료사진. / 2p2play-Shutterstock.com

응급 환자가 일명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대구에서 한 10대 학생이 건물 4층에서 추락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을 찾았으나 치료받지 못해 숨졌다. 학생은 2시간가량 병원 4곳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home 김정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