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가장 성공한 만화 '둘리' 원작자 “5억 빌려 제작했는데 23억 갚아... 돈 없어”
2023-05-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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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김수정, '유퀴즈' 출연
'둘리'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만화가 김수정이 애니메이션 '둘리' 제작을 위해 5억원을 빌려 23억원으로 갚았다고 털어놨다.

김수정은 최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둘리' 연재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김수정은 '둘리' 탄생 비화에 대해 "한국 만화계의 실정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당시는 만화를 잉여 문화, 쓰레기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동 만화 작가인데 아동의 세계를 순수하게 그릴 수가 없었다. 아동은 완벽하지 않다. 그렇다고 어른은 완벽하나. 인간 자체가 완벽하지 않은데, 작품 검열할 때는 완벽한 인물을 원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을 의인화하면 검열이 완화되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다 보니 공룡을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둘리, 희동이, 또치, 도우너, 마이콜 등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그린 이유에 대해 "불쌍하고 무언가가 부족한 인물들이 모여서 감동적인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캐릭터 이름을 둘리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선 "동료 두 마리를 그리려고 했다. '하나', '둘이'로 지으려고 했는데 발음이 이상해서 둘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둘리' 흥행 후 부자가 됐다는 소문에 대해 "'둘리'를 만들기 위해 작품을 담보로 한 금융사에서 5억원을 빌렸다. 그리고 5년 동안 원금을 포함해 23억원을 갚았다. 갚고 나니까 다시 제작할 여력이 없더라. 다시 돈을 모아서 2008년 판 애니메이션 '둘리'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