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 미친 정책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깜짝 놀라는 이유

2023-05-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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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청년에 연간 20만원 지원
‘미용이냐’·'질병이냐’ 논란 여전

탈모증 환자 / Suthikait Teerawattanaphan-shutterstock.com
탈모증 환자 / Suthikait Teerawattanaphan-shutterstock.com

정치권에서 촉발된 청년 탈모 치료 지원에 대해 포퓰리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서울시 한 자치구가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탈모가 ‘질병이냐’ ‘미용이냐’는 쟁점을 떠나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탈모인의 비율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지만 탈모에 크게 개의치 않는 서양인들의 눈에는 지원 정책이 신기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3월부터 특정 구민에게 탈모 치료비 명목으로 연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5월 ‘청년 등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성동구 탈모치료 지원 팜플렛. / 성동구청
성동구 탈모치료 지원 팜플렛. / 성동구청

지원 대상은 성동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3개월 이상 거주 중인 만 39세 이하 구민 중 탈모증 진단을 받은 자다. 구가 올해 지원키로 한 인원은 800명이다.

탈모 치료비 지원은 경구용 약제비에 한한다. 본인이 선구매하고 구매한 금액에 대해 보전하는 방법이다. 1인 기준 구매금액의 50%로 연간 20만원 한도이다.

치료비 지원 신청은 성동구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신청 시 병명 코드가 기재된 진단서나 소견서, 처방전, 약제비 계산서 및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서류 접수 후 거주요건 및 지원 대상 여부를 확인해 치료비를 지원한다. 지원금은 매월 15일경 개인별 계좌에 입금된다.

청년 탈모가 정책의 관심 대상이 된 건 지난 대선 때였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탈모를 두고 ‘질병이냐’ ‘미용인가’의 논란은 진행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탈모 질환자는 5만2000명이다.

'특혜나 포퓰리즘이다',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상반된 평가 속에 해당 지원 정책은 동양인보다 유전에 의한 탈모인의 비율이 현저히 높은 서양인들에게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문화로 비치는 듯하다.

유튜브 채널 'iGoBart'
유튜브 채널 'iGoBart'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 구석구석을 알리는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 구독자 16만9000명)’를 운영하는 유튜버 바트도 그런 부류 중 하나다.

바트는 최근 '카페 거리’, ‘맛집 성지’ 등으로 유명해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을 누비는 영상에서 "성수동에는 미친 정책(crazier policy)이 있다"고 깜짝 소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해당 정책을 설명하던 중 신기한 듯 동행한 한국 여성에게 "사람들이 (탈모 치료를) 왜 하냐"고 궁금해했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얻었다.

탈모를 숨기고 싶은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 우리와 달리 10~20대 혹은 30대 초반부터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서양에서는 탈모가 개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흔하다. 탈모인 중 상당수는 탈모를 남성성의 상징으로 보고 아예 머리를 밀어버린다.

유튜브 채널 'iGoBart'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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