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장악한 길고양이들…“차량에 발톱 자국·털 어떡하냐”
2023-04-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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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면 외부에 주차하라” 안내하기도
입주민 “차에 난 흠집은 누가 변상?” 항의
길고양이와 이들을 돌보는 '캣맘'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떼 지어 사는 길고양이들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길고양이와 동거를 시작한 한 아파트 사연이 전해졌다.
내용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단지 내 서식하는 길고양이 보금자리로 지하 주차장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지하 주차장 벽면 등에 '길고양이들이 드나들며 밥도 먹고 자고 잘 지내고 있다. 운전 시 다치지 않게 각별한 주의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걸렸다. 또 다른 게시판에는 '길고양이도 우리의 이웃이다'며 '주차장에서 고양이들이 자동차 위에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니 불편하신 분은 외부 주차장을 이용해달라'는 협조문이 나붙기도 했다.
입주민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에 길고양이가 먹는 사료부터 둥지가 있으니 차에 치이거나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면서 고양이가 불편한 사람은 차량을 외부에 세우라는 요청이다.
고양이들을 한 식구로서 배려해달라는 취지이지만 상당수 주민은 반발하고 있다. 고양이가 차 위를 뛰어다니면서 놀거나 올라가면서 발톱 자국이나 떨어진 털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실제 제보자가 올린 고양이 관련 사진 중 특히 ‘소프트탑’(컨버터블 차량의 지붕)이 있는 차량에 털과 고양이 발톱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제보자는 “고양이들이 차에 올라가면 기스(흠집)가 난다”라며 “추우면 차 엔진룸으로 들어가는데, 두들겨도 안 나온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동 걸었다가 고양이가 죽으면 정비소에 가야 하는데, 이 비용은 또 내가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양이의 장난으로 차량 도장 면 코팅이나 페인트가 벗겨지면 부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많게는 수백만원의 공임이 발생한다. 단순 차에 난 상처가 아닌 ‘재물손괴’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고양이 안전에도 문제가 생긴다. 운전자들이 고양이를 발견하지 못해 차로 칠 수 있고, 겨울철 고양이가 운전을 마친 차량 엔진룸에 들어가면 고양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최근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명 ‘캣맘’에 대한 논란은 무인 빨래방과 관련해서도 일어났다. 이달 초 인천의 한 세탁 프랜차이즈 지점 사장이 고양이의 털이나 분비물 등이 묻은 물건을 공용 세탁기에 돌리는 일부 반려인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사장은 당시 “더운 공기가 나오는 건조기의 경우 다른 (고객들) 옷에 동물의 냄새가 밸 수 있다”며 “왜 고양이용품을 세탁하는 사람들 때문에 손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세탁 업체에서는 반려동물이 사용하는 용품의 세탁은 금지돼 있지만, 일부 시민들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세탁을 맡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