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공무원들은 산불 끄고 여자 공무원들은 귀가하세요” (대전 산불 상황)

2023-04-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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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
대전 산불... '남자만 공무원인가'

건조한 날씨 탓인지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어 공무원들이 소집됐는데 여기에 여성 공무원은 제외됐다는 주장이 확인됐다.

왼쪽부터 한 여성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모습, 고창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난 자료 사진 / Sataporn Sakda-shutterstock.com, 뉴스1
왼쪽부터 한 여성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모습, 고창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난 자료 사진 / Sataporn Sakda-shutterstock.com, 뉴스1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전 산불, 남자만 공무원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2일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직원 퇴근시키더니 내일은 남직원만 모이라 한다. 누가 뉴스에 제보 좀 해달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작성자는 해당 글과 함께 시에서 받은 안내 문자를 캡처해 올렸다. 사진에는 산불 관련해 근무 안내 지침이 담겼다. 지침 내용에는 "금일 산불 근무자는 귀가 바람. 내일은 통근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내일 산불 비상근무, 본청의 남자 직원은 동편 주차장에서 아침 6시까지 버스에 탑승 바란다"며 "국별 착출 인원은 별도로 통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전시에서 공무원에게 보낸 안내 문자  / 이하 블라인드
대전시에서 공무원에게 보낸 안내 문자 / 이하 블라인드

해당 지침에서는 남성 공무원에 관한 내용만 있을 뿐, 여성 공무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한 내용이 없다.

또 다른 작성자는 '대전시 공무원 산불 나서 긴급 소집하더니 갑자기 여자는 돌아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게 시청 공무원들에게 단체 문자로 전할 이야기가 맞냐"며 안내 문자를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산불 현장에 비상 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데일리안에 따르면 안내 지침을 작성한 대전시청 산림녹지과는 "산불 현장은 굉장히 험하고 야간까지 작업이 진행돼 체력적으로 젊은 남성 직원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다만 경솔했고 사려 깊지 못한 지시였다"고 지난 3일 해명했다.

남성 공무원만 산불 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전남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한 바 있는 남성 C(47) 씨는 위키트리 인터뷰에서 자신이 산불 현장에 투입됐을 때 여성 공무원은 한 명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산불 현장이 워낙 위험한 까닭에 여성들을 투입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했다. 산불 현장에서 큰 변을 당할 뻔했다고 말한 그는 산불이 났을 때 공무원들을 투입하는 이유는 진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home 강보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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