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이나 연출, 여성혐오적” 여초 커뮤니티에서 '더 글로리 불매' 언급된 이유
2023-03-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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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초 커뮤니티, 넷플릭스 '더 글로리' 불매 운동 조짐
“여성 캐릭터, 남성에게 성적으로만 소비되는 장면”
지난 10일 오후 5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8부작이 모두 공개된 것과 관련 한 여초 커뮤니티에서 해당 드라마에 대한 '불매'가 언급됐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에는 '더 글로리 시청자로서 하나도 통쾌하지 않았고 그냥 여자는 불법촬영 유포당하면 인생 X되는 구나(스포주의)'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날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시작에 앞서 "여성혐오에 관해 얘기하는 글"이라며 "난 '더 글로리' 재밌게 봤다"고 알렸다.
다만 그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생각해볼 만한 비판이라 여겨서 생각을 같이 해보자고"라고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트위터에 게재된 게시글 캡처가 담겨 있다.
게시글 캡처 속 한 트위터 이용자는 '더 글로리' 여성 캐릭터들의 최후에 대해 "그거 보면서 여성 시청자로서 하나도 통쾌하지 않았고 그냥 여자는 불법촬영 유포당하면 인생 X되는구나 그런 생각만 들었다"며 "그 시점에서 이사라는 완전 망해가지고 리벤지 포르노까지 퍼뜨릴 이유가 없었는데"라고 주장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 역시 "문동은 역할과는 다르게 석연찮았던 부분은 이것"이라며 "그리고 다들 문제 있다는 여성들의 직업이 승무원 그리고 기상캐스터다. 여성을 공격하기 좋은 직업... 무슨 느낌인지 알죠?"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A씨 역시 "작가님 욕하자는 거 아니고 작가님만 욕하자는 거 아니고"라며 "왜 여성들의 최후는 그랬어야 했는지 차라리 전재준처럼 쥐도새도 모르게 죽었으면 덜 찝찝했을 듯"이라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또 그는 "어거지로 여성원톱물 비난하는 거 나도 싫어한다"며 "근데 검열하자는 게 아니라 악역들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생각해봐도 괜찮은 거잖아, '큰뜻이 있으니 과정에서 사용되는 여성혐오적인 요소들 눈 감아줘라' 이걸 왜 이 글에서 원하는지 모르겠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더 글로리' 재밌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되 이런 방향은 인지하고 지양됐으면 하는 목소리들이 있어야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설정이나 연출에서 여성혐오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걸 완전 부인할 수는 없잖아, 왜 여성들은 그런 직업, 그런 상황으로 몰락돼야만 했는지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사라는 자X쇼 하다 망하고, 혜정은 옷 벗고 쇼했다. 둘 다 통쾌하기보단 찝찝하다. 남초에선 성적으로만 소비되는 장면이 됐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댓글을 통해 거듭 해당 게시글 작성 연유를 밝혔다.
그는 "여성으로서 악역에 대한 연출들이 통쾌하지만은 않음을 얘기하려던 글이었다"며 "나도 작가보다 감독이 문제 있음 더 있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혜정이 꽉 끼는 드레스 입힌 것부터... 굳이 사라의 영상이 떠돌게 되는 거나 혜정이 CG든 대역이든 노출시킨 것까지 정말 황당한, 불필요한 장면이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다만 비판할 지점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라며 "비판이 나아가게 만든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X 장면은 마약이랑 연관지으면 이해는 하지만 노출은 진짜 불필요해 보인다. 목욕탕 장면까진 어떻게든 이해하는데 셔츠 벗으면서 노출하는 건 오바", "난 진짜 무딘 편인데도 가슴 노출할 때 굳이? 라는 생각 딱 들었다", "성적인 장면 다 띠용스럽긴 했다. 그냥 마약하는 거 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매장각인데 성범죄자 두 사람은 허무하게 죽었다. 차라리 그 사람들 포XX를 풀고 사지불구 만들지", "굳이 야한 거 담으려는 의지다. 애초에
성적인 방식 아니어도 복수할 방식 많았는데 이게 징벌의 종류였어도 연출이 별로다", "노출신 너무 싫고 안 보고 싶은데..."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불쾌한 지점 몇 군데 있었다. 남자들은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못 느끼고 오히려 좋아할 장면들도 그렇고"라며 "가슴이 어쩌고 외모에 집착하고 명품이 어쩌고 혜정이 캐릭터 쓰는 게 사실 제일 별로였다"고 알렸다.
그는 "학폭 그 자체로만 집중하면 좋았을텐데 뭔가 열등감을 더욱 그렇게 표현하고 쉽게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캐릭터 설정이..."라며 "남자들한테는 저런 XX는 당해봐야지 하는 통쾌함이 있었을지 몰라도 여자 입장으로서는 굳이 저런 특성을 사람을 악해보이는데 만드는 도구로 쓰는 게 별로였다"고 말했다.
한편 총 16부작인 '더 글로리'는 지난해 말 8부작 파트1을 선보인데 이어 파트2까지 공개하며 전편 시청자들과 만났다. 파트2는 학폭 가해자 5명 박연진(임지연) 전재준(박성훈) 이사라(김히어라) 손명오(김건우) 최혜정(차주영) 사이 균열이 생기며 스스로 몰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