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레인까지 동원해 검거한 여성 난폭운전자… 경찰에서 뜻밖의 진술 내놨다 (영상)
2023-03-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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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난폭운전 운전자 “내가 미친 건, 식욕억제제 탓”
식욕억제제 복용 시 신체에 나타나는 반응 = 마약 복용 반응
제주도의 한 도로에서 난폭 운전을 한 여성 운전자 A 씨가 자신의 이상행동이 식욕억제제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포모스에 '제주도 미친 운전자 검거 영상'이 2일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8일 제주도 난폭 운전자로 보도됐던 운전자 A 씨가 주변 차량을 들이받는 등 무자비한 운전을 이어가다 경찰에 검거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다. 누리꾼들은 A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워하고 있다.
영상에 나온 A 씨의 모습이 뭔가 특이하다. 방금 전까지 난폭 운전을 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축 늘어진 채 몸을 가누지 못하자 경찰관 여럿이 둘러메 경찰차에 태우는 모습이 영상에 나온다.
A 씨는 식욕억제제 때문에 난폭 운전을 하게 됐다며 자신의 이상 행동을 식욕억제제 탓으로 돌렸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믿기 어려운 주장에 한 누리꾼은 "변명할 게 없어서 별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한다"라고 반응했다.
난폭 운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운전자 등 충분히 마약을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에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간이 마약류 검사를 했지만 음성이 나왔다. A 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A 씨의 주장대로 난폭 운전은 정말 식욕 억제제로 인한 이상행동이었을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주장이다.
식욕억제제를 복용했을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입 마름, 변비, 불면증, 어지럼증 등이 있다. 이는 억지로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식욕을 통제하는 대신 호르몬 불균형이 생겨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뇌를 강제로 흥분시켜 식욕을 없애는 식욕억제제의 성분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펜터민'이다. 펜터민은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 호르몬을 증가시켜 배고픔을 잊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런 기능을 하는 성분을 교감신경 항진 성분이라고 하는데 호르몬을 강제로 증가시키는 것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 신체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같다. 그래서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고 환각이나 환청을 비롯한 여러 정신 이상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펜터민은 암페타민으로 분류되는데 메스암페타민인 필로폰과 정도만 다를 뿐 비슷하게 작용한다”며 “식욕억제제로 인한 우울, 조증, 불면, 망상, 환각 등의 정신 증상들과 정신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