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지수, 167개국 중 24위… 전년보다 8계단 떨어졌다
2023-02-0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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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를 원인으로 꼽아
민주주의가 가장 잘 시행되고 있는 곳은 북유럽으로 나타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167개국 중 24위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8계단 하락했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2월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dex 2022)'를 발표했다.

EIU는 167개국을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을 점수로 환산했다.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로 구분했다.

한국은 항목별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정부 기능 8.57점 ▲정치 참여 7.22점 ▲정치 문화 6.25점 ▲국민 자유 8.53점을 얻으며 총점 8.03점을 기록해 3년 연속 ‘완전한 민주국가’에 속했다.
하지만 지난 평가에서 8.16점으로 16위를 기록한 것보다는 0.13점 하락하며 8계단 떨어졌다. ‘국민 자유’ 영역에서는 0.59점 상승했으나 ‘정치 문화’에서 1.25점이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EIU는 한국에 대해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으며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정치적 제약에 방해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위권 10개국은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대만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대만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국가는 태국이다. 태국은 야당의 정치적 공간과 대중의 정치 참여가 확대됐고 국가에 대한 반란의 위협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17계단 올라 55위를 기록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의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년보다 22계단 떨어진 146위를 기록,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우크라이나도 87위로 1계단 하락했으나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위해 싸우는 국민들이 민주주의 사상과 원칙의 힘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1.08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165위를 유지했으며 미얀마(0.74)와 아프가니스탄(0.32)이 각각 166위와 167위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일본(8.33)은 1계단 상승해 16위에 오르며 한국을 앞질렀으며 중국(1.94)은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1점대 점수를 받아 8계단 하락한 156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