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 종합병원 간호사입니다… 월급이 얼마인지 급여명세서를 공개합니다

2023-02-0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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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000만원…월 실수령액 350만원
기본급은 100만원인데 수당은 그 3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mtmphoto-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mtmphoto-shutterstock.com

최근 정부가 인력난에 시달리는 간호사 수를 대폭 늘리기 위해 간호대 학사 편입부터 졸업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간호사의 처우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어제오늘 일이 아닌 간호사 구인난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낮은 급여인 탓이다.

간호사 연봉은 사실상 언론에 공개된 바 없다. 같은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이더라도 어느 병원에 취업했는지, 근무 형태는 어떤지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선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가 떠돈다. 초임 간호사 평균 연봉이 상급종합병원 3286만원, 종합병원 2748만원, 중소병원 2506만원이라는 얘기가 그 중 하나다. 평균 연봉 기준으로 개인병원이 2700만원, 종합병원 3200만원, 대학병원 4000만원 선이라는 주장도 있다.

에펨코리아
에펨코리아

이와 관련 8년 차 간호사 A씨의 2021년도 급여 명세서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와 눈길을 끈다.

A씨의 2021년 8월 세전 월급은 420만원 정도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5000만원 선.

월 기본급은 100만원밖에 안 되지만 수당이 그 3배나 된다. 본봉보다 수당이 훨씬 많은 기형적인 임금 구조다.

3교대 근무가 기본인 탓에 야간수당(70만원), 휴일수당(42만원), 심야수당(28만원) 3가지가 월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4대 보험과 세금 등을 공제한 실수령액은 350만원가량이다.

사번이 부여되고 부서가 세분된 점에서 A씨가 소속된 직장은 종합병원으로 추정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 사진
기사와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 사진

간호사 수입이 실제로 수행하는 업무의 난이도와 양에 비해 절대로 높다고 할 수 없다. 국내 연봉 순위를 따져봐도 간호사가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일부 대형 병원의 특수 파트 간호사, 수간호사, 간호부장 수준의 직책을 맡고 있어야 억대 연봉에 근접하는 정도라고 한다.

사실 간호사라는 직업의 장점은 고연봉이 아니라 취업이 잘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재직 중인 병원을 그만두더라도 다른 병원에 이직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 병원에 다니다가 힘들어 퇴직하더라도 재취업이 용이한 편이다. 항상 인력이 부족한 직종이다 보니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병원에선 꾸준히 다니기만 하면 정년까지 근무할 수도 있다.

간호사 인력난도 총량이 부족해 생긴 현상은 아니다. 서울 대형병원 쏠림이 심해지는 데다 경력 단절과 열악한 근무 여건 탓에 ‘장롱면허’가 급증하는 게 문제다.

전국의 간호사 면허 취득자는 2021년 기준 24만307명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인해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인력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14개 국립대 병원은 2019~2021년 3년간 간호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019년엔 1만7122명 중 376명, 2020년 1만8064명 중 239명, 2021년 1만9213명 중 276명이 모자랐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