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극구 반대해 연세대 포기했습니다”… 누리꾼들 “헐”

2023-01-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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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추가 합격도 잘 안 되는 과인데”
누리꾼 “자식 발목 잡는 부모 있다더니”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선망의 직업으로 꼽혔던 초등학교 교사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는 가운데 올해 대학 입시에서 소위 '스카이(SKY)'에 붙고도 등록을 포기한 교대 반수생이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모님 반대로 연세대 못 간 반수생'이라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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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A씨는 "제 우상이던 연세대에 합격했다"면서 "기분은 째지지만 부모님과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부모님 의견대로 교대에 남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추합(추가 합격)이 잘 안 되는 과인데 저보다 더 간절하신 분이 최종 합격해서 즐거운 대학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좀 슬프긴 하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A씨는 2023학년도 연세대 정시 모집 합격 확인서를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연세대 전경 / 연세대 인스타그램
연세대 전경 / 연세대 인스타그램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입시에서 교대에 합격해 1학기를 다니다 반수에 들어간 교대생이 이번 입시에서 연세대에 붙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입학을 접었다는 뜻이다. 추합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인기학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A씨 부모 판단에는 자식이 다니고 있는 교대가 (학과가 공개되지 않은) 연세대보다 낫다는 얘기다. 만일 A씨가 전도가 더 유망하다 보여지는 서울대나 명문대 인기 학과에 합격했다면 부모가 입학을 허락했을 수도 있다.

A씨가 서울교대생인지 지방교대생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자식 발목 잡는 부모 있다더니", "지금 이 시점에 연대 버리고 교대를?", "교사 생활 만족 여부에 따라 자식에게 손절 당하느냐 여부가 갈리겠네", "자식 미래는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지" 등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냈다.

경인교대 / 연합뉴스
경인교대 / 연합뉴스

누리꾼들의 반응에서 볼 수 있듯 A씨 가족의 결단은 최근 교대 선호도 추락과 맞물려 온라인에서 하나의 '반란'으로 치부되는 분위기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전국 10개 교대 평균 경쟁률은 1.87대 1로 전년(2.2대 1)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교대 정시 모집인원은 2047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원자는 4531명에서 3822명으로 15.6%(709명)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임용 빙하기, 교원 수 감축 등이 얽히며 교대 선호도가 낮아졌단 분석이다. 교권은 추락하는 반면 업무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직업적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교대 합격선은 물론 전반적인 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는 수능 모든 과목에서 9등급을 받은 수험생 B씨가 경인교대 1차 정시모집에 합격해 2차 면접을 앞두고 있다.

201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B씨는 이번 수능에서 6과목 전체 백분율 0%로 최하위 9등급을 받았다. 그가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1차에서 1.5배수를 뽑는데 올해에 1.37배수만 지원해 전원 합격했기 때문이다. 경인교대는 등급 상한선이 없어서 B씨가 면접을 잘 보고 점수가 높은 지원자가 다른 학교로 이탈하면 실제 최종 합격도 가능한 상황이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