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상사가 엑셀 계산 절대 믿지 말라며 보낸 긴 문자, 정말 당황스럽다 (+인증)

2023-01-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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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째 계산기 두드리고 계십니다...”
“김 대리, 내가 감히 조언 하고 싶은 것이...”

컴퓨터의 전산 능력을 믿지 못해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계산하라는 직장 상사들의 설교가 황당함을 자아내고 있다.

엑셀 화면(좌)과 감정이 폭발한 직장인. (참고 사진) /Wachiwit·aslysun-shutterstock.com
엑셀 화면(좌)과 감정이 폭발한 직장인. (참고 사진) /Wachiwit·aslysun-shutterstock.com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에 '싱글벙글 중소기업 엑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엔 상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엑셀 등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하지 말라고 지적하는 두 가지 에피소드가 담겼다.

첫 번째 일화는 부하 직원의 하소연 글이다.

글쓴이는 "(저희 상사가) 엑셀 부정확하다고 계산기 두드리고 계십니다. 복잡한 함수가 들어가는 엑셀도 아니고, 그냥 항목당 돈 적어 놓고 위아래 다 합하는 건데요. 한 직원이 엑셀 만들어 합산(sum)한 다음 가져다주니 상사가 '엑셀 믿으면 안 된다. 다 손으로 검수해야 정확하다'면서 지금 30분째 계산기 두드리고 계십니다. (더 심각한 건) 매번 두드릴 때마다 결과가 달리 나오네요. 하아..."라고 하소연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한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보낸 문자의 캡처본이다.

상사는 "김 대리, 내가 감히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다른 게 아니고 너무 엑셀 기능 사용하지 마세요. 편리함이 있다면 위험성도 증대하죠. 소를 잡는 데 그에 걸맞은 칼이 있지만, 닭 잡는 데 꼭 칼이 필요한가요? 쉬운 것이 정답일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취합, 정리에도 단순한 방법이 있어요 별 시간도 필요 없고요. 아날로그적인 방법도 있죠. 김 대리가 전쟁터에 장군이라 가정하죠.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 상황에 맞는 전략? 지상군으로만 제압한다? 아니죠"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저의 의견은 암산이 빠를 수도 있고,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계산기가 좋을 수도 있죠. 컴퓨터는 소 잡는 칼 아닌가 해서 의견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컴퓨터로 계산하는 부하 직원이 못마땅한 상사의 문자 내용. /디시인사이드
컴퓨터로 계산하는 부하 직원이 못마땅한 상사의 문자 내용. /디시인사이드

글쓴이들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의 자동 전산 능력보다 계산기 등 수동 전산 과정을 신뢰하는 직장 상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일화를 접한 대다수 누리꾼도 "계산기는 왜 믿지? 그냥 수기로 해야" "저런 상사들 대부분 아마 건들면 안 되는 수식 부분 드래그하다가 틀린 값 내는 경우 많았을 거다" "컴퓨터는 소 잡을 때처럼 중요한 순간에만 쓰는 건가 보네" "저 심리 내가 당해봐서 안다..." "물론 아니겠지만 전산 능력보다 방심해서 입력값을 잘못 적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과거 버그 때문에 이상한 값이 출력되는 엑셀이 있었다. 그거에 당한 걸지도"라는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2007년 10월 엑셀 계산 처리 과정에서 버그가 발견됐고, 제작사 마이크로소프트는 2주 후에 이를 수정한 바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