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낙타고기'를 대접한 이유 (feat. 어떤 맛?)

2023-0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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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는 “전 재산 내준다” 의미
“양고기와 소고기 중간 정도 맛”

15일(현지 시각) 국빈 오찬을 함께한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 대통령실
15일(현지 시각) 국빈 오찬을 함께한 윤석열(왼쪽)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 대통령실

아랍에미리트(UAE)가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난 15일(현지 시각) 낙타고기를 대접해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예로부터 중동에서 낙타는 가장 중요한 운송 수단이자 귀중한 재산으로, 낙타고기는 축제일이나 결혼식 또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특별한 때에 대접하는 최고의 음식이다. 중동에서 손님에게 낙타요리를 주는 것은 전 재산을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UAE 방문 당시 낙타고기를 대접받았다. 2015년 박 전 대통령의 중동 방문 시 청와대는 “UAE와 카타르 정상이 오찬 메뉴에 최고의 환대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돼지고기를 금지한 쿠란(이슬람교 경전)에서도 낙타고기는 허용했는데, 이는 사막을 여행하는 아랍인들이 사막 한복판에서 조난을 당하면 낙타고기밖에 먹을 게 없기 때문이다. 비상식량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셈.

과거에는 먹고 살기 위해 먹는 고기였으나, 이젠 제법 아랍권에선 대중적인 고기가 됐다.

하지만 현지에서 양고기나 닭고기랑 다르게 서민적인 고기는 아니다. 매우 비싸다. 아랍권에서 낙타고기를 사 먹으려면 1인분에 1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개발국가들은 공산품에 비해 식료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상품성 좋은 낙타 1마리는 보통 1000만~3000만 원에 달한다. 낙타고기도 질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저품질 수입산 낙타고기를 아랍권 서민층이 보통 먹지만 이 고기조차도 마리당 몇백 만 원을 호가한다.

픽사베이 자료 사진
픽사베이 자료 사진

낙타고기는 고칼로리이지만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게 함유된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맛은 양고기와 소고기의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

카타르 리그에서 뛰던 축구 선수 이근호가 구단주로부터 낙타고기를 대접받았는데 생각 외로 맛있었다고 했다.

다만 이 귀한 음식이 2015년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세계를 휩쓸었을 때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낙타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당시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예방 수칙으로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를 먹지 마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비싼 몸값에 주로 상류층들이 먹는 고기라 낙타고기가 메르스의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만약 고기가 문제라면 중동 여러 나라들에서 부자들이나 왕족들이 메르스에 걸렸다고 야단법석이었겠지만, 실제로 감염된 이들은 죄다 서민들이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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