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 이기영 “나는 건물주의 손자”…허풍 아닌 사실로 밝혀져
2023-01-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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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물주 손자라고 떠벌리고 다니던 이기영
이기영 할아버지, 교육자 출신에 땅 부자
'연쇄 살인' 이기영이 평소 자신을 건물주의 손자라고 말한 것이 허풍이 아닌 사실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동거 여성과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은 평소 주변인들에게 "건물주의 손자다. 우리 할아버지가 돈이 많다. 상속받을 예정이다. 아버지는 사업은 한다"고 말하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이기영이 재력가의 손자라는 주장은 허풍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기영의 할아버지는 교육자 출신으로, 파주 일대에서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부를 일군 땅 부자이자 건물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기영은 재력가인 할아버지나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못한 상태로 파악된다.
지난달 3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기영에게 살해당한 동거녀의 지인은 "(이기영이 동거녀에게) 주점을 차려줄까 아니면 카페를 차려줄까? (라고 말했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판결문을 보면 '생활고'를 이유로 법정 최저형을 받은 사실, 별다른 직장 없이 대리운전을 하며 생활비를 번 사실 등을 미뤄 이기영의 재력 과시는 거짓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기영의 중학교 동창은 지난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 거짓말을 정말 자주 했다.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거짓말이 반복돼 친구들과 멀어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기영에게 '리플리증후군' 증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MBC 라디오 '뉴스 하이킥'에서 "허위 정보를 이야기하고, 금전적인 것을 자신의 이윤추구를 위해 써버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마치 자랑하듯 떠벌리고 축하하는 모습이 도구적 연쇄살인범의 모습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었던 동거 여성을 살해한 뒤 유기하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 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에게 현금을 주겠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됐다. 범행 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약 7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당초 이기영은 지난달 27일 동거녀 시신을 강가에 내다 버렸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의 수색 일주일만인 지난 3일 돌연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기동대와 중장비, 수중 카메라를 탑재한 보트 등을 동원해 계속해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색 18일째인 현재(13일)까지도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