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믿고 배 탔던 20대 남성의 비극, 정말 개고생했는데 복무 인정 못 받았다 (영상)
2022-1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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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해서 병무청에 신고했는데...”
“있던 애국심도 박살 내는 병무청...”
승선근무 예비역으로 부산의 한 해운회사에 입사한 청년이 먼바다에서 40여 일간을 머물고도 복무 기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병무청은 책임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 뉴스는 한국해양대를 졸업하고 부산의 한 해운회사에 병역특례(복무기간 3년)로 입사한 20대 청년 A씨의 억울한 사연을 지난 11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병무청이 공표한 목록에 있는 선박 업체를 골라 승선근무 예비역으로 입사했다.
이후 A씨는 한 선박을 타고 먼바다에 나가 40여 일을 항해했지만, 이에 대한 복무 인정을 받지 못했다.
너무나 황당했던 A씨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병무청에 신고했지만, 병무청은 보상 또는 구제를 해 줄 수 없다는 무책임한 반응을 보였다.
병무청은 해당 업체가 제대로 선박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복무 여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를 감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정 업체를 관리·감독하고 행정 조치할 권한이 있는 병무청의 대응으로는 너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 변호사는 "행정청이 공표한 내용을 믿고 어떠한 행위를 했다면 그 신뢰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피해자는 병무청이 공표한 목록에 있는 업체를 신뢰해 승선한 것이기 때문에 병무청은 그 신뢰를 보호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있던 애국심도 박살 내는 병무청에 박수를 보냅니다" "본인들이 꼼꼼하게 체크 안 한 것을 왜 저 청년이 감수해야 하냐" "정말 억울한 일이다. 부디 공정하게 처리되길..." "직무유기한 병무청 직원들 처벌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병무청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같은 승선근무 예비역의 열악함은 '최근 5년 산업지원인력 편입취소자 현황'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5일 공개한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8월까지 집계된 승선근무 예비역 편입 취소자만 207명이다. 4년 전인 2018년 70명 대비 3배가량 늘었다.
한번 배를 타고 나가면 반년 정도 배에서 생활하는 까닭에 폭언·폭행·성추행 등 인권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근무 환경 평가에서 함량 미달의 점수(60점 이하)를 받아 불합격하는 업체도 해마다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