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크다스 폴바셋 에디션 사먹었던 사람들, 다 '해골 물' 마신 겁니다”

2022-11-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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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과 매일유업과 손잡고 만든 쿠크다스
쿠크다스 폴바셋 에디션, 알고 보니 커피 맛 동일 제품

크라운제과가 매일유업과 손잡고 출시한 '쿠크다스 폴바셋 에디션'이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이하 크라운제과
이하 크라운제과

비즈니스워치는 4일 '쿠크다스 폴바셋 에디션'이 기존 라인업인 커피 맛과 동일한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쿠크다스 폴바셋은 쿠크다스 커피 맛보다 10% 가까이 비싸다. 원재료는 100% 동일하지만, 포장 패키지만 교체해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있던 셈이다.

지난 1월 말 처음 선보인 쿠크다스 폴바셋 에디션은 갓 로스팅한 폴바셋의 시그니처 블렌드 분쇄 원두 0.3%가 들어가 커피 향과 맛이 더 진해졌다고 홍보했다. 이때 비교 대상은 기존에 팔고 있던 커피 맛 쿠크다스였다. 폴바셋 에디션이 289g 소비자 가격 기준 6000원, 커피 맛은 5500원으로 가격에 차이를 뒀다.

하지만 알고 보니 폴바셋 에디션이나 현재 시중에 팔고 있는 커피 맛이나 동일한 원두가 사용된 동일한 제품이었다. 어떻게 된 걸까?

크라운제과, G마켓
크라운제과, G마켓

사실 폴바셋 에디션이 출시되기 이전에 커피 맛 제품은 다르긴 달랐다. 크라운제과는 폴바셋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쿠크다스 비엔나커피 맛'도 같이 리뉴얼했다. 기존 커피 맛 제품에 사용된 원두는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원두였다. 즉 폴바셋 에디션 출시 전 출고된 쿠크다스 커피 맛은 아라비카 원두가 들어갔지만, 이후 제조된 제품들은 폴바셋 원두가 들어가 동일한 제품이 됐다. 이에 크라운제과 측은 "두 제품의 내용물이 동일한 것이 맞다"라고 인정하면서도 "폴바셋 에디션은 고급스러운 디자인 요소가 있어 이것이 가격에 반영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폴바셋 로고를 쓰는 만큼 폴바셋 측에 내는 로열티도 있어서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제품인데도 패키지에 가격 차이를 두는 것은 소비자 기만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에서 미리 패키지만 다른 동일 제품이라고 명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어째 맛이 똑같더라니", "난 또 그걸 '이게 더 맛있다' 이러면서 계속 사 먹었네", "폴바셋 에디션이 훨씬 맛있다고 했던 사람들 많지 않아?", "이러면 더 싼 걸 샀지", "진짜 어이가 없다", "이게 다 기분 탓이었다니", "원효대사 해골 물 에디션이야 뭐야", "다르다고 맛있게 먹었던 내가 웃길 뿐이다", "난 확실히 다르다면서 좋다고 먹었다", "다들 해골 물 마셨네" 등 반응을 보였다.

* '원효대사 해골물'은 신라의 승려였던 원효대사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고 깨달았던 일화다.

원효대사가 중국으로 유학을 가던 중 바닷가에서 해가 저물어 하루를 보내기 위해 동굴에 들어가게 됐다. 이때 동굴 안에서 잠을 청하던 원효대사는 목이 말라 어둠 속에서 주변을 더듬거리다가 물이 담긴 바가지를 발견한다. 목이 너무 말랐던 원효대사는 그 물을 단숨에 마셨고, 정말 개운하고 달고 시원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자신이 동굴이라고 생각한 곳은 무덤 속이었고, 달게 마신 물도 해골에 담긴 썩은 물이었다는 알게 됐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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