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이례적인 '공습경보' 발령…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음모론 나와
2022-11-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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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 “이태원 참사 물타기냐”
합참 “민방위 관련 기관서 자동 발신”
합참은 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경북 울릉군 지역에 “가까운 지하 대피시설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공습경보를 즉각 발령했다.
한미 공군은 지난달 31일부터 군용기 240여 대를 동원해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한 반발로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
공습경보 발령 초기 일부 국민 사이에서 북한 미사일이 울릉도에 떨어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조성됐다. 이 같은 불안감이 조성된 이유는 공습경보 발령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번 발사를 포함해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6차례 발사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5번째다.
이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가 숱하게 이뤄졌음에도 정부가 미사일 발사 자체를 두고 공습경보를 내린 적은 지난 6년간 한 차례도 없었다. 공습경보는 실제로 적기가 공습해왔을 때에 이를 알리는 행위인 까닭에 발령 사례가 많지 않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군은 ▲1983년 중국 손천근 귀순 때 1회 ▲2010년 연평도 사격훈련 대비 때 2회 ▲2014년 연평도 해상 도발 때 2회 ▲2016년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 1회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2016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발사한 탄도 미사일과 결을 달리한다.
이 같은 점을 들어 일부 누리꾼은 공습경보 발령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책임론이 비등하자 물타기를 시도하는 게 아니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이 같은 음모론엔 근거가 없다. 군은 입장문을 발표해 "북한이 오늘(2일) 오전 8시 51분부터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한발이 NLL 이남 동해 상에 낙탄됐다"면서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 이남 우리 영해 근접에 떨어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분단 후 처음 우리 영해 근접에 낙탄해 사안이 중하다는 것이다.
합참은 공습경보가 발령된 이유에 대해서는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민방위 관련 기관에서 자동으로 공습경보가 발신됐다고 밝혔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질런트 스톰’과 관련해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