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만 눈치챈 '작은 아씨들'에 관한 사실… 분위기 비슷한 이유가 있었다

2022-10-10 17:26

add remove print link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영화 '아가씨'와 동일한 작가가 집필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종영하면서 영화 '아가씨'가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포스터 / 이하 tvN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포스터 / 이하 tvN 제공

일부 시청자가 '작은 아씨들' 결말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와 비슷하다는 평을 내놓으면서다.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12회를 끝으로 지난 9일 종영했다.

지난달 초, 처음 방송한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 오인주(김고은), 오인경(남지현), 오인혜(박지후)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고은, 위하준 등 인기 배우는 물론 엄지원, 엄기준, 김미숙, 추자현, 장광 등 실력파 연기자가 대거 등장하면서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시청자 기대를 모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몰입감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와 촘촘한 시나리오는 시청자 찬사를 받았고, 그 결과 드라마는 매주 최고 시청률을 갱신, 두 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1800년대 후반 출간된 미국 고전 '작은 아씨들'과 이름이 같은 이 드라마는 태초에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제목과 일부 설정만 차용했을 뿐 극의 전개는 달랐다. 오히려 일부 시청자는 영화 '아가씨'를 오마주한 장면이 등장했다며 '아가씨' 후속 같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아가씨'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8년 개봉한 영화 '아가씨'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일부 시청자는 극 초반부터 인혜-효린(전채은)의 관계가 영화 '아가씨'의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속 효린은 부유한 집안의 딸로 자랐지만, 비교적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반면 어려운 환경 속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꿈을 키워나가는 주체적 인물인 인혜에서 영화 '아가씨' 속 히데코와 숙희의 관계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네티즌은 이달 초 방송된 10회에서 "대놓고 '아가씨' 오마주 신들이 나왔다"며 두 작품을 비교, 분위기가 닮아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아가씨' 숙희(김태리)-히데코(김민희)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인혜(박지후)-혜린(전채은) / tvN

'작은 아씨들' 마지막 회가 방송된 뒤에도 결말을 두고 "'작은 아씨들' 작가 '아가씨' 영화에 미련이 있었나 보다", "고전 '작은 아씨들'보다는 작은 '아가씨'들 같았다", "영화 '아가씨'의 연장선",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아가씨' 엔딩이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작은 아씨들' 관련 댓글 / 유튜브, '디글 :Diggle'
유튜브 영상에 달린 '작은 아씨들' 관련 댓글 / 유튜브, '디글 :Diggle'

실제 '작은 아씨들'과 '아가씨' 극본은 동일 인물이 썼다.

두 작품에 드러난 유사성이 작가의 의도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이 작가의 작품 속 여성상에는 남다른 특징이 있다.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 / 유튜브,     'COSMOPOLITAN Korea'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 / 유튜브, 'COSMOPOLITAN Korea'

정서경 작가는 지난달 코스모폴리탄 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떤 캐릭터든 이야기는 결함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함을 메우고 성장하는 것이 이야기 진행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러 작품에서 그려지는 단편적이고 한정적인 여성 캐릭터를 두고 "여성들은 특히 예쁘고 선량하고 똑똑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여성 캐릭터를 더 좋게 묘사하려는 선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겠지만, 좀 현실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우리가 본 많은 여성 캐릭터 특징이 아름답거나 똑똑하거나 유능하거나 혹은 그 반대이거나 그런 식으로 묘사됐다. 그런데 저는 언제나 '의지가 강한 여성'에게 끌렸다. 똑똑하든 아름답든 그렇지 않든, 끝까지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이 이상적이라 느낀다)"이라고 밝혔다. 이런 여성상이 반영된 작품으로 '작은 아씨들'을 꼽기도 했다.

2005년 박찬욱 감독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공동 집필하며 각본가로 정식 데뷔한 정서경 작가는 '모두들, 괜찮아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비밀은 없다' 등 작품을 썼다. 올해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 작업에도 함께했다.

드라마 데뷔작은 2018년 방영된 tvN '마더'다.

유튜브, COSMOPOLITAN Korea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