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고 유라시아 횡단한 여행객, 뜻밖의 혐의로 네덜란드서 체포됐다

2022-09-2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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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신고로 3주간 현지 구금
“말도 지쳐” vs “승마 경기는?”

말을 타고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하던 30대 중국인이 네덜란드에서 동물 학대 혐의로 체포돼 여행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이하 중국인 쉬모씨 / 이하 SCMP 갈무리
이하 중국인 쉬모씨 / 이하 SCMP 갈무리

중국인 쉬모(32) 씨는 최근 네덜란드 여행 중 주민들이 쉬가 말을 학대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쉬 씨는 차량이나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이 아닌 동물인 말을 이용해 서유럽에서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네덜란드 경찰은 수의사에게 말의 건강을 체크한 결과, 쉬 씨가 말을 구입할 때 이미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말은 수의사에게 보내고, 쉬 씨를 구금했다.

쉬 씨는 현지 경찰과 수의사가 후속 검토를 마칠 때까지 3주간 구금돼 있어야 한다.

쉬 씨는 현재 이런 상황에 체념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대륙 간 여행을 중단할 뜻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SCMP는 소개했다.

앞서 SCMP는 쉬 씨가 지난 2월 20일 스페인에서 목적지인 중국 중부 허저시까지 후이후이(Huihui)라고 명명된 수컷 백마를 타고 하루 30㎞를 이동하고 있으며, 6개월이 지난 지난달 말 출발지로부터 2500여㎞ 떨어진 네덜란드까지 도착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는 당시 SCMP와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혼자 여행했더라면 하루 30㎞를 이동하는 데 6시간이 걸리지만, 말이 이동하는 도중 계속해서 풀을 뜯어 먹기에 10~12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 "말이 매일같이 다른 말과 함께 도망치려 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쉬 씨는 네덜란드에서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자기 고향 허저시까지 가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경찰에 의해 구금되면서 여행 중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쉬 씨의 소셜미디어(SNS)가 이번 사건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말도 지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게 낫다"며 쉬 씨를 행동을 힐난하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말을 타는 것이 왜 동물을 학대하는 것인가. 올림픽에서 승마 경기는 어떤가"라며 쉬 씨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