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욕설 영상 일파만파... 외교문제로까지 번지나(영상)

2022-09-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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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에서 욕할 분 아니다” 정진석 입장도 난감
미 의회 모욕?… 바이든 험담으로 읽힐 소지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미국)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미국)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이 난감해지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면서 미국 국회를 겨냥해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게 아니냔 말까지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비속어를 사용해 자신을 지칭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누차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가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14일자 뉴시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당 대표를 이 새끼 저 새끼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그건 이 전 대표 주장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사석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함부로 언사를 남발하는 분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한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광장한 결례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도 욕설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주장인 셈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욕설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뉴욕 시내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초대됐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가량 짧은 대화를 나누고 퇴장하는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에게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대통령)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MBC 카메라에 포착됐다.

”존재 자체가 리스크인 대통령은 정말이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외교참사 벌어졌다” 맹공,“윤 대통령, 미국에서 대형사고 일으켜”. ”존재 자체가 리스크인 대통령은 정말이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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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한국 시각)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윤석열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국격이 크게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영상을 확인하면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세한 내용을 제 입으로 옮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당 대표를 향해 '이 땡땡 저 땡땡' 지칭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국익을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정상 외교 자리에서 그것도 미 의회를 향해 욕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대통령의 이런 욕설 입버릇이 타국 의회를 향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기며 정상 외교 자리에서 국익과 국격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욕설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문제를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욕설은 시각에 따라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험담으로도 들릴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비하하는 발언으로도 읽힐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