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사건' 피해자가 아버지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2022-09-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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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역무원 살해 사건 피해자 A 씨
사망 3일 전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전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피해자 A 씨(28)가 사고 3일 전 아버지에게 보낸 가슴 아픈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뉴스1은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A 씨 유족을 만나 전해 들은 사연을 16일 보도했다.

A 씨 큰아버지
A 씨 큰아버지

피해자 유족에 따르면, A 씨와 A 씨 아버지는 오해 때문에 1년 가까이 거의 대화가 끊긴 상태였다. 그러다 사건 3일 전 아버지가 A 씨에게 "아빠가 잘못했다. 이해해주면 안 되겠냐"고 문자를 보냈고, 딸도 "아빠, 그동안 오해했던 것 같아요. 미안해요"라고 답했다. A 씨 큰아버지는 "그게 조카의 마지막 편지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울먹였다.

A 씨는 고등학생 시절 줄곧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고, 대학에서도 4년 내내 과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서울교통공사와 산업안전관리공단 시험에 동시 합격해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큰아버지는 "앞날이 창창했던 조카에게 집안 어른인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큰아버지는 "하루빨리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마련해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 작은아버지는 "조카가 사망할 정도의 상처를 입고도 비상벨을 눌러 범인을 검거하도록 했다"며 "범인이 도망갔으면 수사력이 또 얼마나 허비됐겠나. 조카는 마지막까지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피의자 전 모 씨
피의자 전 모 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6일(오늘) 오후 3시 A 씨 살인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 전 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전 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에서 1시간 넘게 머무르다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피해자를 따라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씨는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아 오다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home 장연우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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