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고등학생에게 욕설 듣자… 대학교 못 가게 만들어버린 대학생

2022-08-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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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고교생 “3만원에 합의를” 하소연
대학생의 거부에 고교생 검찰 기소돼

온라인 게임에서 과격한 욕설을 뱉은 상대편 고교생을 초강력 응징한 대학생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사연이다.

글쓴이인 대학 휴학생 A씨는 온라인 팀 슈팅 게임인 '오버워치'를 하던 중 상대 팀원인 고교생 B군과 말다툼을 벌였다. 마찰이 격화돼 급기야 두 사람은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장외 시장'인 카카오톡에서 맞붙었다.

이 과정에서 B군은 A씨에게 '너랑 네 어미 암살하러 간다', '죽이기 전에', '칼로' 등 험악한 욕설 문자를 날렸다.

이하 디시인사이드
이하 디시인사이드

A씨가 사과할 기회를 여러 번 줬지만, B군이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해당 사안을 경찰서에 접수했다.

그러자 B군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냥 생각 없이 한 일인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황당하게 욕해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이어 "제가 학생인지라 가진 돈이 다 합쳐 3만원이 있는데 보내드리려 한다"며 합의해달라고 부탁했다.

A씨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자 이번에는 B군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B군의 어머니는 "저희 아들이 욕했다고 해서 엄마로서 너무 죄송하다"고 사정했다.

이에 A씨는 "(B군이) 본인이 한 게 아니라고 계속 우겼던 점, 사과할 기회를 여러 번 줬음에도 거부했던 점, 제가 합의금 명목으로 고소한 것 마냥 '합의금 3만원 주면 되나요'라며 몰아간 점을 보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며 합의를 거절했다.

그리고 약 3주 뒤 경찰은 B군의 혐의를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B군에 대해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는 "B군이 학교를 조퇴하고 교육받으러 청소년비행예방센터에 가야 한다는 의미다"며 "당연히 학교에 통보가 가고 생활기록부도 망치게 돼 학생부 종합 위주 전형으로는 대학 진학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뿌듯해했다.

A씨의 응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그는 검사 처분에 불복해 'B군(의 욕설 문자) 때문에 '이명' 진단을 받았다'는 영수증을 첨부해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사 소송도 제기하는 등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를 힐난하는 반응이 많았다.

"성인도 안된 학생 조질 심보로 저러는 게 뭔 자랑이라고", "욕한 건 잘못했는데 대응은 과했다", "가해자 때문에 이명 진단 받았다는 건 무슨 소리인지", "둘 다 대단하네",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그냥 합의해주고 참교육하면 끝나는 것인데" 등 댓글을 쏟아냈다.

"수시 포기하고 수능 잘 봐서 정시로 대학 가야겠네"라며 B군의 철딱서니 없는 행동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