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각?” 어제(28일) 우영우 대사 논란…심각한 갑론을박까지 휩싸였다

2022-07-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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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여성과 비장애인 남성 실제 판례 바탕 에피소드
“장애인한테도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자유는 있다”

드라마 '우영우'가 대사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지난 28일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0화 속 우영우의 대사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우영우(박은빈)는 지적 장애인 신혜영(오혜수)에 대한 준강간으로 기소된 양정일(이정원)의 소송을 맡게 됐다.

신혜영과 양정일은 장애인 모임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초등학생 6학년 수준의 발달연령을 지닌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점이 문제가 되며 양정일은 준강간 혐의를 받게 됐다.

이들은 끝까지 성폭행이 아닌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판사가 징역 2년을 구형하며 양정일은 구속됐다. 이번 10화 속 판례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이 문제 삼은 부분은 우영우가 신혜영에게 증인을 부탁하며 "장애인한테도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자유가 있다"고 하는 장면이었다.

신혜영은 "성폭행 안 했다. 엄마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다. 엄마는 남자 싫어한다. 제비 같은 새끼라고 싫어한다"며 우영우에게 양정일이 감옥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영우는 "장애인한테도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자유는 있지 않느냐. 신혜영 씨가 경험한 것이 사랑이었는지 성폭행이었는지 그 판단은 신혜영 씨의 몫"이라면서 "그걸 어머니와 재판부가 대신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고 진심으로 조언했다.

이후 네티즌들은 우영우의 해당 대사가 장애인 성폭행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조언이었다며 지적을 쏟아냈다.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가 13세 수준의 발달연령을 가진 지적 장애인에게 해야 할 조언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장면 이후 우영우와 이준호가 키스하는 장면이 그려지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일각에서는 작가가 이들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신혜영의 판례를 도구로 이용했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이를 두고 격렬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하 트위터
이하 트위터

대사에 불쾌함을 드러낸 네티즌들은 "우영우 하차각 섰다. 정말 재밌게 봤는데 그루밍 범죄(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인 뒤 행하는 성범죄) 미화는 불편하다", "우리나라에서 지적장애인의 성폭력 수치를 보면 오늘 에피소드를 이렇게 풀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처벌받았다. 근데 장애인의 사랑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버리면 신혜영 성폭력 사건이 왜곡되는 것 아니냐", "고지능 자폐인 우영우가 정신연령 13세의 여성 장애인에게 자기를 투영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장애인처럼 피해자가 분명한 약자고, 실재하는 문제를 에피소드로 다루는 경우엔 뭐든 명확한 결말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이번 주 9,10화 속 어린이나 장애인 소재들은 차라리 다루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변호사까지 가능한 고기능 자폐 우영우랑 정신연령 13살이라는 피해자랑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현실에서도 13살 비장애인에게 판단 능력은 거의 없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네티즌들은 "하차각 설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양한 구도에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 단순히 지적장애도 나쁜 남자를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만 말하려고 했다면 초반에 정신과 상담의 소견을 안 넣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영우는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안에서 법정 판결이라는 결말을 보여주긴 하지만 늘 그것이 정답이거나 오답이라고만 말하지 않는 듯. 이 드라마가 한 번쯤 우리에게 생각할 과제를 던져준다는 의미에서 존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유괴나 비장애인이 장애인 이용하는 것 자체는 잘못됐다. 그래서 둘 다 감옥 보내지 않았느냐. 작가가 진짜 옹호만 하려고 했으면 우영우가 재판 이겼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