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생들에게 고소당한 청소노동자들의 뜻밖 반응, 마음이 아픕니다

2022-07-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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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들 “우리 학생 욕하지 마세요”
연세대 출신 법조인들 “청소노동자 변론”

연세대 청소노동자들. / MBC 뉴스 영상을 캡처한 사진.
연세대 청소노동자들. / MBC 뉴스 영상을 캡처한 사진.

학생들에게 고소당한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학생들을 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머니투데이가 6일자로 보도했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교내에서 샤워실 설치, 임금 인상,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내년 시급을 최저임금 인상분에 맞춰서 청소노동자는 400원, 경비노동자는 440원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은 근속연수와 관계없이 매달 모두가 같은 돈을 받는다. 세금과 고용 보험료 등을 떼고 난 실수령액은 194만7000원이다.최근 일부 연세대 학생이 집회 소음으로 수업권이 침해됐다면서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학생들은 "노조의 시위로 1, 2개월간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손해배상금 638만6000원을 지급하라는 소장을 제출했다.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한 연세대생 이동수군. / JTBC 뉴스 영상을 캡처한 사진.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한 연세대생 이동수군. / JTBC 뉴스 영상을 캡처한 사진.

5일 집회 현장에서 연세대에서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난 한 청소노동자는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고소한 학생을 욕하지 말아달라"며 "학교가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게 중요하다. 학생을 비판하고 학교가 그 학생 뒤에 숨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자신들에게 나는 땀냄새로 인해 학생들이 불쾌감을 느낄까봐 우려하는 청소노동자도 있었다. 양산을 쓰고 집회에 참석한 청소노동자는 "이렇게 무더운 날에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나면 옷이 땀으로 다 젖는다"며 "땀냄새로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되지만 마땅히 씻을 곳이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가 근무시간인데, 새벽 4시 반이 되면 다 출근해 일을 시작한다"며 "정년퇴직으로 인력에 공백이 생겼는데 학교 측에서 인력 보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 분회장은 지난 4일자 프레시안 인터뷰에선 “고소한 학생을 욕하지 말라. 을하고 을이 싸우면 뭐가 되나. 학교가 처우개선 요구를 묵살하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자신들을 고소한 학생을 감쌌다.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형성돼 눈길을 끈다. 연세대를 졸업한 법조인들이 청소노동자들의 변론을 자원하고 나섰다.

오마이뉴스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연세대를 졸업한 법조인들이 청소노동자들의 변론을 자원하고 나섰다. , 2005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현재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주 변호사를 비롯한 복수의 변호사들이 직접 나서 청소노동자들을 변론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엔 청소노동자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자신을 '같은 공동체에서 학습하고 있는 구성원'이라고 밝힌 대자보 게시자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공동체원들은 부끄러워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이기에 본인의 공부가 우선이라 생각하나. 그 특권의식 자체가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당신의 학습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노동자의 삶 또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존중의 공생을 모색하지 않고 노동자를 비난하는 평면적인 당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 앞 대자보 / 연합뉴스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 앞 대자보 / 연합뉴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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