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1분 전, 테라 11년 함께한 유저들이 보인 행동…눈물 없인 못 본다

2022-07-0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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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 한 획 그은 테라
11년 만에 서비스 종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이 사라졌다. 국산 MMORPG 게임 테라(TERA)가 아쉬움 속에 문을 닫았다. 11년간 함께한 이용자들은 눈물로 배웅했다.

테라 PC판 정식 서비스가 지난달 30일 부로 종료됐다.

테라 제작사 블루홀스튜디오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2년 6월 30일 24시를 기하여 아르보레아 월드로 통하는 문이 닫혔다"고 소식을 알렸다.

이하 크래프톤 제공
이하 크래프톤 제공

이어 "2011년 1월 11일 처음 아르보레아 월드가 처음 열린 후 지금까지 아르보레아를 수호하며 테라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주시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 주신 수호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수호자 여러분께서 테라에서 보낸 시간이 모든 분의 추억 속에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수호자 여러분과 다시 만나 뵐 날을 고대하고 있겠다"고 했다.

테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비스 종료 안내문
테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비스 종료 안내문

신생 업체였던 크래프톤 산하 블루홀스튜디오(구 블루홀)가 내놓은 MMORPG(대규모 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테라는 2009년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이후 2011년 1월 출시돼 그해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받을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보다 잘 만든 국산 게임은 없다"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우수한 그래픽을 자랑했고, 논타기팅 방식 액션을 대중화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이 만든 '배틀그라운드'가 나오기 전까지 회사 매출을 이끌었던 테라는 출시한 해에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2011년을 테라의 해로 만들겠다"는 김강석 대표의 꿈은 북미, 유럽, 중국, 대만, 러시아 등 글로벌 게임 시장에 데뷔하며 현실이 됐다. 2018년에는 국산 MMORPG 최초로 콘솔 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개발 기간만 5년이 넘고 비용은 400억 원 이상이 투자됐다는 이 게임은 태초에 월 정액제 게임으로 출시됐으나 부분 유료화로 전환하면서 더 많은 이용자를 모았다.

테라에 등장한 엘린
테라에 등장한 엘린

게다가 캐릭터 '엘린'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그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엘린은 당시 대한민국 게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테라도 세월을 비켜가진 못 했다. 게임 노후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이용자 이탈, 수익 저하 등을 겪어야 했다.

NHN 한게임,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된 뒤 2020년부터 직접 서비스로 전환해 운영했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대한 부담 등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난 4월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는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들과 마지막 추억을 쌓는 등 11년 여정을 천천히 마무리했다.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테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첫날, 일부 이용자들은 아쉬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테라 갤러리에는 1일 오전에만 테라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글이 200여 건 이상 올라왔다.

테라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네티즌은 "기분이 이상하다", "고생했다", "즐거웠다... 추억의 게임이 이렇게 가버리네", "테라 때문에 엉엉 울었다", "엘린 잘 가..." 등 작별 인사했다.

테라 서비스 종료 관련 한 네티즌이 쓴 글 / 디시인사이드갤러리
테라 서비스 종료 관련 한 네티즌이 쓴 글 / 디시인사이드갤러리

이용자는 "하루 늦게 와서 추억 풀고 간다"라며 자신이 플레이한 게임 사진과 영상 등을 공유했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그는 함께 게임을 즐겼던 이들에게 "같이 해서 즐거웠고 기억에 남는 시간과 사람들이었다"며 "언제나 당신들 곁에 행복하고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테라 서비스 종료 전 마지막 게임 화면. 이용자가 찍은 스크린샷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지난달 30일 테라 서비스 종료 전 마지막 게임 화면. 이용자가 찍은 스크린샷 /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다른 이용자도 "섭종(서비스 종료)한다고 이렇게 인파가 몰린 게임은 처음 본다"며 아쉬움 섞인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대학 신입생 때부터 11년간 즐겨 온 게임"이라며 "정든 친구 떠나보내듯 섭섭하고 허전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또 "셧다운 1분 전 채팅으로 '얘들아, 잘 살아' 줄지어 올라올 때, 그 사이에 장난스럽게 '테라 사랑해!!!'하는 채팅이 섞여 올라올 때 형언할 수 없는 뭉클한 느낌이었다"라며 테라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후기를 전했다.

테라 PC판은 종료됐으나 콘솔 버전 서비스는 계속 제공된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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