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멤버십 6월부터 4990원… 그래도 쓸래?"… 회원들의 반응은 좀 뜻밖이었다
2022-05-27 16:35
add remove print link
3개월간 55만원, 1년간 200만원 할인
"혜택이 비용보다 많으니 당연히 써야죠
경기 산본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40)씨는 아홉 살배기 자녀를 키우며 쿠팡을 통해서만 쇼핑하는 이른바 ‘쿠팡러’다. 우유, 식빵, 고구마, 귤, 커피, 영양제 같은 식품부터 화장지와 마스크는 물론이고 아이 책, 의류, 마스크, 신발 등 매달 30가지 이상의 상품을 산다. ‘의식주’(衣食住)에서 ‘주’를 빼고 먹는 것과 입는 것은 모두 쿠팡에서 해결하는 셈.
최씨의 집중 주문 시간은 오후 8부터 밤 12시까지. 다음날 새벽배송 주문 마감에 맞춰 로켓와우 회원 전용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다양하게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와우 멤버십에 가입했다는 그녀가 지난 3개월간 할인 받은 금액은 무려 55만1700원. 로켓배송 무료배송(30만원), 와우 회원 전용 할인(15만4200원), 30일 무료반품(9만원), 로켓직구(7500원) 등이다. 아이 의류나 신발 사이즈 미스로 반품이 불가피한 물건은 반품을 신청하기도 한다. 그녀는 “지난 1년간 할인 받은 혜택만 200만원이 넘는 것 같다. 집에서 5분 거리의 대형마트에 안 간지 3년째”라고 말했다.
◇2년 만에 600만명→900만명으로… 유료 회원 1000만 시대 여나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가입 열풍이 불고 있다. 2019년 런칭한 쿠팡 와우 멤버십 유료회원은 3년 만인 지난 1분기 900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600만명) 대비 50%나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 이용자수(3700만명) 4명 중 1명이 와우 멤버십을 쓴다. 쿠팡에서 물건을 한명이라도 구매한 고객(1811만명)으로 따지면 절반 수준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와우 멤버십 회원 1000만명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와우 회원을 포함한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34만원)이다. 와우 멤버십은 쿠팡플레이,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무료반품 서비스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와우 멤버십 가입 열풍 현상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네이버 플러스, 신세계그룹 지마켓·옥션 등 배송 유료 멤버십 등 경쟁 서비스가 수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오늘 주문, 내일 새벽 도착’이라는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 곳이 없고 이에 따른 배송과 할인 혜택 절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로켓배송(건당 3000원), 30일 무료반품(건당 5000원), 로켓직구 무료배송(건당 2500원) 등 배송비가 전면 무료이기 때문에 단돈 2000~3000원짜리 물건도 무료 배송이 가능하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쿠팡은 고객 습관을 바꿨으며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물건을 받는다’는 고객들의 빠른 배송 습관이 앞으로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제금액의 최대 5% 적립, 디지털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는 플러스 멤버십은 지난 1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는 700만명이지만 매달 또는 연회비를 내는 유료 가입자는 이보다 숫자가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3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지마켓·옥션의 경우 지난 1분기 3163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같은 기간 6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쿠팡과 비교해 실적이 미미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20만명(아이지에이웍스 분석)에 달하는데도 유료 배송 멤버십 이용자수가 빠르게 늘지 못하는 이유는 빠른 무료 배송과 다양한 할인 혜택 요소가 네이버가 내세운 구매금액 대비 적립 혜택 등에 비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달 멤버십 요금이 상품 1개 배송비..소비자들 “월 요금 1만원도 혜자”
상황이 이러다 보니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멤버십 월 요금이 1만원으로 올라도 괜찮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쿠팡은 다음달부터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으로 올린다. 뜻밖에도 소비자 저항이 많지 않다. 수십만원이 넘는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애당초 받는 혜택에 비해 월 2900원은 너무 쌌다”며 “무료 배송 몇 번 사용하면 박스와 드라이 아이스 가격도 안 나오는 만큼 요금 대비 혜택이 크다”고 했다. 특히 이커머스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도서산간 지역 거주민들은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제주도 거주민 곽모(48)씨도 ”제주도에서는 쿠팡이 아니면 무료배송 혜택이 거의 무방하며 배송불가지역이거나 추가 배송비가 적어도 3000~5000원 붙는다”며 “월 요금 4990원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선 상품 하나를 주문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그동안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를 충족한 것을 고객 저항이 적은 이유로 뽑는다. 대체 불가능한 로켓배송, 새벽배송 경쟁력이 유지되는 만큼 쿠팡의 경우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가 출시되는 구독 경제 시대에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와우 멤버십은 무료배송, 30일 무료 반품 등 상당히 큰 혜택을 제공하는데 앞으로 고객들은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