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위가 살벌하면… 하늘을 날던 새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

2022-05-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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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120년 만의 이른 폭염
한낮 최고 기온 50도… 동물들도 탈진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
120년 만의 불볕더위에 인도와 파키스탄 전역이 고통받고 있다. 최근 최고기온이 무려 50도 가까이 치솟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4월 평균기온이 122년 만의 신기록을 세우는 등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반다 지역은 지난달 29일 최고기온이 47.4도를 찍었다.

인도 북서부와 중부지방의 지난달 평균 최고기온은 각각 35.9도, 37.78도를 보여 12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키스탄 신드주의 야코바드는 지난4월 30일 최고기온 49도를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4월 기온을 기록했다. 이 정도 폭염이면 땡볕에 둔 프라이팬으로 달걀 프라이를 할 수 있다. 폭염에 달궈진 모래에 달걀을 묻어두면 익는다.

인도에서 열사병 등 폭염과 관련된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폭염으로 고통받는 건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인도에서는 매일 수십 마리의 새들이 폭염에 따른 체력 고갈로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도 아마다바드의 동물병원에서 탈수해 지친 새들에게 영양제를 주고 있다. / 이하 로이터
인도 아마다바드의 동물병원에서 탈수해 지친 새들에게 영양제를 주고 있다. / 이하 로이터

최근 인도에서 폭염으로 인해 새들이 심각한 탈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난 5월 로이터가 보도했다. 날던 새들이 추락해 날개가 부러질 정도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최대 도시인 아마다바드시의 어느 동물병원에서는 "최근 수천 마리의 새들을 치료했다"면서 새들이 매일 병원으로 실려 온다고 전했다.

수의사들은 새들에게 물을 보충하고 멀티비타민 등을 먹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새에게 물을 주고 있다.  / 페이스북 페이지 'Wildlife SOS'
인도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새에게 물을 주고 있다. / 페이스북 페이지 'Wildlife SOS'
페이스북 페이지 'Wildlife SOS'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달래기 위해 사탕수수 주스를 마시고 있다. 카라치/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달래기 위해 사탕수수 주스를 마시고 있다. 카라치/AFP연합뉴스

때 이른 폭염에 파키스탄도 고통받고 있다. 파키스탄 중서부 발루치스탄주의 피르코 지역에서는 지난 4월17일부터 콜레라가 급격히 퍼지기 시작했다.

발루치스탄주는 상수도 인프라가 열악해 주민 대부분이 연못 등에서 구한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폭염이 지속되면서 상당수 연못이 말라버린 것. 주민들은 오염된 연못 물 혹은 녹슨 관으로 공급되는 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고, 결국 심각한 식수난에 콜로라가 더해졌다.

콜레라는 오염된 음식이나 환자의 배설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콜레라에 감염된 환자는 탈수가 심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파키스탄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2400여 명이 콜레라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 3명을 포함해 7명 이상이 사망했다.

셰리 레만 파키스탄 연방기후변화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봄이 없는 해’를 겪는 것은 수십년만에 처음이다"며 "기후 비상사태에 따라 파키스탄은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home 김하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