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벤츠녀, 2심 판사가 형량을 절반으로 줄여버렸다 (시속 148㎞로 사망사고 유발)
2022-05-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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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지 1년 만에 사망 음주사고
2심 재판부 "반성하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고려"
만취 상태로 벤츠를 운전하다 60대 인부를 죽인 30대 여성의 2심 형량이 1심 형량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서울동부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김춘호)이 권모(31)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7년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13일 보도했다.
권씨는 지난해 5월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 작업을 하던 A(61)씨를 시속 148㎞의 속도로 치어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씨는 1심에서 받은 7년이란 형량이 과하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마찬가지로 항소했다. 검찰이 항소한 이유는 범행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88%로 매우 높은 데다 교통법규의 위반 정도가 매우 중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한 점도 고려됐다.
검찰이 항소했음에도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사고를 냈을 당시 권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8%였다. 그는 사고를 내기 1년 전인 2020년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권씨 형량이 왜 절반으로 줄어든 것일까.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해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점은 나쁜 정상"이라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여러 차례 감정을 솔직히 담아 서면을 제출한 점, 자기 범행에 대해 후회와 반성,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해 사죄하는 마음을 표현한 점은 좋은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최근 상당한 합의금을 주고 유족 측과 합의했고, 유족들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권씨 변호인은 권씨가 중고 벤츠를 샀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 외제차 운전자가 일용직 근로자를 사망하게 만들었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이를 희석하기 위해서다. 변호인은 권씨가 중고 외제차 가격의 90% 정도를 담보대출로 마련한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혔다. 가족들이 피해자 유족에게 위로금을 주려고 전 재산을 처분했다는 점도 재판부에 어필했다.
권씨는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며 "유가족 분들의 고통이 평생 지속되는 것처럼 저 또한 죄책감을 안고 평생 살도록 하겠다"며 "죽는 날까지 죄를 갚으며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