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1급 지체 장애인이다... 전장연 출근길 시위 관련 소신 발언 한번 해본다” (인증)

2022-04-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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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저렇게 나오면 솔직히...”
“오히려 장애인 차별·혐오 조장”

1급 지체 장애인인 한 누리꾼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출근길 시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밝혔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열차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및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펼치고 있다. /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열차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및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펼치고 있다. /뉴스1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서 활동 중인 한 누리꾼은 '지체 장애 1급 개붕이(개드립 회원) 소신 발언 한번 해본다'라는 제목의 글을 21일 올렸다.

글쓴이는 자신의 복지카드(장애 1급)를 인증하며 "전장연은 절대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권 단체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운을 뗐다.

/개드립
/개드립

이어 "2월 활동 내역을 찾아보면 CJ택배 노조를 지지하는 내용과 연대해서 활동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게 장애인 차별이랑 무슨 상관인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전장연 페이스북
/전장연 페이스북

그는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치지만 지체장애인 중에서도 적극적 외부 활동이 어려운 나 같은 중증 장애인이나 다른 유형의 장애인은 배척한다. 필요한 건 강경 시위에 필요한 전동 휠체어 운전이 가능하고 말 똑바로 잘하는 경증 장애인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장연 말고도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총련)이 있는데, 거기선 전장연을 규탄하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전장연의 의견이 장애인들의 총의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요구 조건이 현실성이 없다. 사회적 합의와 인력 확충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들은 앞뒤 안 가린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저렇게 나오면 솔직히 정부도 방법이 없다. 솔직히 전장연 요구 조건이 수용되면 장애인 삶의 질이 상당히 좋아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드니 대화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피해는 애먼 시민들이 다 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안 하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게 전장연의 입장인데, 그렇다고 이런 물리적 시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난 전장연이 오히려 장애인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끝으로 한마디 한다. 전장연의 뜻은 장애인의 총의가 아니다. 극히 일부의 의견이니까 전체로 보고 장애인을 차별·혐오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는 장애인의 이동·교육 등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진행됐다.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는 △2023년도 탈시설 권리예산 788억원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 및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영비 국고 지원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등이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21일 오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전장연 시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21일 오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전장연 시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장총련과 한국교통장애인협회(교장협)는 이날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장연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가건물을 즉시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타 단체와 협의 없이 단독으로 진행된 전장연의 비상식적 시위가 장애인 인권과 복지, 인식 개선을 위한 모든 노력을 훼손·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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