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 고위공직자 재산 기록 가볍게 갈아치울까

2022-04-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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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 특허권으로 쌓은 부, 어마어마할듯
삼성 등 반도체 기업에서 막대한 특허수익 거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 / 뉴스1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 / 뉴스1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이종호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력에 누리꾼 관심이 쏠린다. 이 내정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반도체기술 무단 사용에 관련한 소송을 제기해 승리를 거둔 바 있어서다.

미국 텍사스지방법원은 2018년 이 교수의 벌크 핀펫 기술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면서 삼성전자에 4억달러(약 4928억원)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핀펫이란 전력 사용을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초미세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뜻한다. 이 내정자는 원광대에서 근무할 때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합작 연구를 통해 벌크 핀펫 기술을 완성했다.

삼성전자가 얽힌 점, 특허권자가 국내 교수인 점, 개인이 수천억원을 배상받게 됐다는 점 등에서 당시 평결 내용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내정자와 삼성전자는 2020년 9월 합의를 통해 4년을 끌어온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앞서 같은 해 2월 1심 법원이 2억달러(약 2464억원)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놓자 삼성전자가 합의에 나섰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1심 판결 때 나온 배상액의 절반 수준에서 삼성전자가 합의금을 지불했을 것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왔다.

이 내정자는 삼성전자와의 소송 과정에서 큰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송 과정에서 그가 한때 근무한 바 있는 경북대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삼성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해 KIP의 ‘산업 기술 무단 유출’ 혐의를 조사하도록 하기도 했다. KIP는 이 교수가 개발한 기술의 한국 특허 전용실시권을 갖고 있던 카이스트의 자회사다. 이 교수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살면서 검사를 처음봤다. 정말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할 전문가로 이 내정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이 내정자가 전세계 주요 기업과 국가의 격전지인 반도체 시장에서 선도형 R&D 시스템의 기틀을 마련해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에 대해 “요즘 전쟁이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는 말로 그 중요성을 평가한 바 있다. 학술 연구를 산업기술로 확산하는 데 이 내정자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이 내정자 인선을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이 내정자 능력과는 별개로 삼성전자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삼성전자와 가장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수장에 앉게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 당선인은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의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기업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12.2%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28.1%나 된다.

한편 이 내정자의 재산이 얼마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허권을 통해 쌓은 어마어마한 부를 고려하면 고위공직자 재산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국무위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사람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정 장관은 45억 6704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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