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이 장수의 가장 큰 요인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입이 딱 벌어진다

2022-02-25 15:39

add remove print link

독신에 식습관도 직업도 건강에 안 좋았는데...
117세까지 산 이탈리아 출신 엠마 모라노 할머니

장수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유전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입증하는 과거 사례가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부모와 형제, 조부모 모두 100세 내외로 산 한 일가의 이야기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Sergi Lopez Roig·fizkes-shutterstock.com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Sergi Lopez Roig·fizkes-shutterstock.com

최근 개드립, 고급유머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다가 죽은 117세 노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엔 공식적으로 밝혀진 1800년대 출생자들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이탈리아 출신 엠마 모라노 할머니의 일대기를 설명한 글 등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1899년 11월 29일생인 모라노 할머니는 생전 의사들이 권장했던 채식을 하지 않고, 매일 계란과 함께 소고기를 섭취하는 등 영양소 대부분을 동물성 단백질에서 얻었다. 당이 많은 디저트도 자주 즐겼다.

직업 역시 폐에 치명적일 수 있는 섬유공장에서 오래 일을 했으며 75세에 은퇴했다.

2016년 11월 29일 자신의 117번째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는 엠마 모라노. /AP연합
2016년 11월 29일 자신의 117번째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는 엠마 모라노. /AP연합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신으로 살았다. 1925년 26세가 되던 해 결혼했지만, 폭력적인 남편 속에서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잃고 얼마 안 돼 이혼했다.

모라노 할머니는 이로부터 사망할 때까지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산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마다 조카들이 조식을 대접하기 위해 들르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생활을 혼자 힘으로 해냈다.

그러던 중 2017년 4월 15일(현지 시각) 117세의 나이로 안락의자에 앉은 채 세상을 떠났다.

이는 외로움과 다소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위험한 직업 등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요소들보다 수명에 더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게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2016년 5월 13일 자신의 집에서 젊은 시절 자신의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는 엠마 모라노. /EPA연합
2016년 5월 13일 자신의 집에서 젊은 시절 자신의 초상화를 바라보고 있는 엠마 모라노. /EPA연합

거의 매일 모라노 할머니 자택을 방문했던 카를로 바바 의사는 "14일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뵀을 때 고인이 평소처럼 감사의 뜻을 표하며 손을 잡아줬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주간 할머니는 잠자는 시간이 늘었고, 말하는 시간이 부쩍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밀은 유전에 있다. 할머니의 부모, 형제들은 대부분 아주 오래 살았다. 보통 사람이 그처럼 음식을 먹으면 간이 심하게 망가질 것이다. 모라노는 자갈을 먹고도 견딜 수 있고 장수할 사람이다. 그의 유전자는 남들보다 서서히 늙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의 동생은 102세(1908~2011년), 어머니는 91세(1870~1961년), 아버지는 89세(1870~1959년)까지 살았다. 할머니의 형제 8명과 이모 3명도 모두 90세를 넘겼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