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금치 못해”…잘나가던 '태종 이방원', 심각한 동물 학대 영상 나왔다

2022-01-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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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드라마 촬영 현장 영상
와이어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장면 담겨

동물 학대 의혹을 받고 있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촬영 당시 말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정황이 드러났다.

동물자유연대는 20일 인스타그램에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발생한 동물 학대를 규탄한다"는 글과 함께 논란이 된 촬영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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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공식 인스타그램

영상은 논란이 된 7화의 낙마 장면의 현장을 담고 있다.

극 중 이성계 역을 맡은 배우를 태운 말은 양 앞 발목이 와이어로 묶인 채 앞으로 뛰어나오다가 강하게 고꾸라졌다. 이 과정에서 배우 역시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영상 캡처 /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영상 캡처 /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동물자유연대는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촬영 직후 스텝들은 쓰러진 배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급하게 달려가지만, 그 누구도 말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몸체가 뒤집혀 땅에 처박힌 말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KBS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다.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며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장면 /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논란이 된 장면 /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현행 동물보호법은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처벌한다. 이러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하거나 게시하는 것도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KBS에 공식적으로 말의 생존 여부와 안전 확인을 요청했으며, 향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 면답을 요구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디어 상에서 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이날 "관련 내용을 제작진에 전달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ome 장유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