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마켓] 우리가 대체 왜 왔냐고? 올해도 어김없이 까마귀떼가 찾아왔습니다

2022-01-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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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오산 사람이라면 공감할 문제
매년 찾아오는 까마귀떼, 그들이 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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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유튜브 '뉴스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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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걱정되는 것들이 있다. 추위, 사고, 화재 등. 새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는 겨울에 찾아오는 새가 두렵다는 사람들도 있다. 수원, 화성, 오산 등에 사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까마귀 떼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오산시를 가득 메운 까마귀떼 영상이 올라와 주목받았다.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있는 까마귀떼의 모습,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충격을 받을 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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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도로 위에 떨어지는 배설물 때문이다. 거리와 자동차를 뒤덮은 배설물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마음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길 가던 시민들은 언제 배설물이 떨어질지 모르는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오산만 그런 걸까? 옆 동네인 수원과 화성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전깃줄 아래에는 배설물을 주의하라는 이정표가 설치되기도 한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원래 까마귀가 많다”, “항상 보는 데도 볼 때마다 놀란다”, “새벽에 까마귀 소리 들으면 참 무섭다”, “이제는 익숙해졌다” 등 반응을 보였다.

수원과 오산 등지에 나타나는 까마귀떼의 정체는 뭘까? 우리나라에 텃새로 서식 중인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지만,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까마귀는 시베리아의 추위를 피해 10월~3월에 우리나라에 오는 철새인 ‘떼까마귀’다.

떼까마귀들에게 수원, 오산 도심은 천적인 구렁이나 뱀 등으로부터 안전할 뿐만 아니라, 곡창지대가 있는 화성 근처에서 먹이를 구하기 쉽고 따뜻한 환경이기 때문에 최적의 서식지다.

떼까마귀가 나타나는 지역들의 대처도 눈길을 끈다. 떼까마귀의 출현을 반가워하는 곳도 있는데, 떼까마귀가 찾아오는 또 하나의 지역인 울산은 까마귀떼가 쉴 수 있는 대나무숲을 조성하고, 철새홍보관을 지어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태화강변을 날아드는 까마귀 떼의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수원시는 2020년부터 전담반을 파견해 물청소와 퇴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불만이 이어지자, 환경부는 떼까마귀 이동 경로와 출현지점을 나타내는 빅데이터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1장당 5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또, 오산은 이름부터 까마귀와 관련이 있다. 오산의 오가 한자 ‘까마귀 오’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실제 까마귀와 관련이 있는지, 단순히 그 발음에서 비롯된 한자인지 여러 학설이 있지만, 실제로 2015년부터 까마귀를 이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오산의 마스코트인 ‘까산이’다. 까산이의 역할로 인해 오산 시민들에게 까마귀는 친근한 새가 되었다.

2000년대 초반 한반도를 찾는 떼까마귀는 약 1만 마리였지만, 2022년 현재는 무려 13만 마리로 추산된다. 사실 떼까마귀는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농작물과 과수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조류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까마귀가 벌레들을 먹어 농작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길거리를 뒤덮은 배설물에 많은 사람들이 불쾌하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공존할 방법을 찾는 거다. 대표적으로는 대나무숲을 조성해 천적이 오지 못하는 서식지를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