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전화가 짜증나서 욕했더니 이렇게 해코지를 하고 있습니다“

2022-01-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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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실패하니 보복성 전화·문자 폭탄
언쟁 피하고 빨리 전화를 끊는 게 상책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언론에 자주 소개되다 보니 웬만하면 금방 눈치채는 경우가 많다. 괘씸한 생각에 범인에게 훈계하거나 욕설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랬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보이스피싱한테 욕 함부로 하지 마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요즘 보이스피싱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하 에펨코리아
이하 에펨코리아

말이 어눌한 조선족으로부터 "XX 소속 검사인데 당신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됐으니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A씨와 범인 사이에 욕설이 오갔고 A씨는 "착실하게 살아라"고 면박을 주며 전화를 끊었다. 속은 후련했지만 이게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

이후로 A씨가 해본 적도 없는 낯선 도박사이트에서 가입 문의 등 문자와 전화 폭탄이 쏟아졌다.

문자 폭탄
문자 폭탄
전화 폭탄
전화 폭탄

A씨가 발신 번호를 차단했더니 번호를 매일 바꿔가며 A씨를 괴롭혔다. 문자 차단도 소용없었다. 차단 문구에 '꽁머니'(공짜 사이버머니)를 입력해놓으면 이놈들은 '꽁.머.니'나 '꽁뭐니' 등 유사 단어로 차단 장치를 무력화한다.

A씨는 "거래처가 수백 개라 모르는 번호라도 무조건 받아야 하는데 10번 중 9번은 보이스피싱"이라며 " 바꾼 전화번호로 명함도 새로 파고 (거래처에) 다시 연락 돌릴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이처럼 보이스피싱에 속아 넘어가 금전 손실을 보진 않았지만, 강경 대응을 했다 2차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호통을 쳤다가 앙심을 품은 범인들이 피해자의 집으로 피자 10판이나 중국 음식 10인분을 배달시킨 사건도 있었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 데다 발신 번호도 조작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보이스피싱 전화가 오면 일절 대꾸하지 않고 바로 끊는 게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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