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골프장 캐디인데요… 여친 데리고 골프 치러 온 전남편과 마주쳤습니다"

2022-01-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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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함께 있었던 네 시간 반이 정말 지옥이었다”
“게임 끝나고 전남편이 캐디피로 20만 원을 주더라”

골프장 캐디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 여성이 갑자기 자신을 떠났던 던 전남편과 조우한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네 시간 넘게 여친과 함께 있는 전남편을 모르는 체하며 느꼈던 괴로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이하 셔터스톡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이하 셔터스톡

최근 보배드림, 이토렌드, 루리웹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남편과의 우연한 만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2018년 3월 20일 새벽에 게재된 '전남편과의 우연한 만남.. 왜 이렇게 비참할까요'라는 제목의 네이트판 사연을 공유한 것이다.

글쓴이는 "5년 전에 이혼한 32살 여자다. 전남편을 너무 사랑했지만 그 사람은 저에게 특별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이혼하자고만 하고 집을 나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알코올중독자처럼 술만 드시면 전화해서 두세 시간 통화하시는 시어머니도 다 괜찮았다. 전남편을 사랑했으니까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제대 후 제대로 된 연애도 못 해보고 저랑만 사귀다가 어린 나이에 결혼했으니 이제 와서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나 싶었지만, 확인해보니 여자 문제도 아니었다. 그저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그럼에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할 말이 없었다. 거기서 제가 뭐라고 하겠냐. 아이도 없었고 저희는 그렇게 4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사람 생각이 난다.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그 사람과 함께했던 추억들 하나하나 다 생각이 나고 마음이 시리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혼 후 우울증에 걸려 다 그만두고 싶었는데, 어느 날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가게가 생각났다. 일단 빨리 돈부터 모으자는 생각에 골프장 캐디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장 캐디로 일하며 열심히 살고 있던 글쓴이는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과 맞닥뜨렸다. 바로 갑자기 자신을 떠난 전남편과 그의 여친이었다.

글쓴이는 "오늘 그 사람이 게스트로 우리 골프장에 왔다. 여자친구로 보이는 사람과 커플 동반으로 왔더라. 이미 가방까지 다 실어 바꿀 수도 없었다"면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세상에 그 많고 많은 골프장에서 그 많은 시간대에 왜 하필 이렇게 만났을까"라며 괴로워했다.

그는 "서로 모르는 척하는 이 상황도 기가 막히고 여자친구라는 사람과 전남편의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냥 전남편이 온 것을 안 순간부터 지옥이었다. 네 시간 반 동안 순간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글쓴이는 "게임 끝나고 전남편이 캐디피로 20만 원을 주더라. 가방을 싣고 나서부터 한없이 눈물이 났다. 한심하고 비참했지만, 이런 마음이 잘못된 거란 걸 안다. 하지만 저는 또 우울함에 빠져 있다"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읽는 제 맘도 찢어지네요" "멋지십니다. 누구도 그런 상황에서 유쾌할 순 없죠. 꿈을 위해서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가 주세요" "자식이 아닌 다음에야 등 돌리면 남인데 각자 살 길 잘 찾으시길" "사람 앞날 몰라요. 한순간 운이 쏟아질 수도 있는 게 인생입니다" 등 글쓴이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home 방정훈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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