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가 34년 만에 해산하게 된 사연 (학생 인터뷰)

2021-09-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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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 34년 만에 해산
다수 학생들 “'해산하는 게 맞다'가 학생 대부분의 여론”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이하 총여)가 34년 만에 해산한다. 경희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해산이 당연하다는 쪽으로 뜻이 모이고 있다.

지난 27일 경희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의 결과로 총여는 해산이 결정됐다. 결정 직후 경희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관련 글들이 쏟아졌다.

경희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경희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위키트리는 28일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투표에 참여하거나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투표에 참여했던 여학생들은 "전체 투표율을 올려 유효한 투표를 만들기 위해", "관심이 있었던 주제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여학생들은 "사안에 대해 잘 몰라서" 등과 같이 답했다.

남학생에게는 여학생만 총여 해산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남학생 A씨는 "총여가 여학생들을 위한 학생회였기 때문에 남학생에게 투표권이 없는 게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남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이 있었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뻔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직접 경희대 에브리타임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주변 학생들의 여론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질문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해산하는 게 맞다'가 학생 대부분의 여론"이라고 답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여학생 B씨는 "조금이라도 총여를 옹호하는 글에는 '너 총여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총여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것일 수 있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학교 내부에서 총여를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움직임 등이 있냐고 묻자 대부분의 학생들은 "없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총학생회는 총여 해산에 따라 대안 기구 신설을 추진 중이지만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총여의 후신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기존의 총여가 학생 기구로서 제 기능을 다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해산 투표에 참여했던 여학생 C씨는 "총여가 하던 기능들은 총학생회에서 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 기능마저 잃었다"라고 답했다. 또 남학생 A씨는 "예전부터 하는 일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경희대학교에 추가로 어떤 기구가 생겼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남학생 A씨는 "성별을 나누지 않고 모든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복지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여학생 C씨는 "인권 기구가 생겼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게시판에 게시된 총여학생회 해산 결정투표 관련 안내문. / 뉴스1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게시판에 게시된 총여학생회 해산 결정투표 관련 안내문. / 뉴스1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는 1987년 출범해 여학생들의 학업 및 취업을 위한 노력, 여성학 강좌 확대 및 제도 활성화 등의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2006년 고 서정범 교수 무고사건 논란에 휩싸였고 2017년을 마지막으로 4년째 회장 궐위 상태에 있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총여학생회는 지난 2019년 학생 총 투표로 해산했다. 이번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여학생회 해산으로 수도권 대학 중 한양대, 총신대, 감리교신학대, 한신대, 한국항공대 정도만 총여학생회가 남게 됐다.

home 최재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