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48호] 관람료까지 공짜… 요즘 2030 사이에서 볼거리 많다고 입소문 난 곳
2021-09-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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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도 인기를 끄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 모음
'위드 코로나' 시대의 큰 소비 트렌드가 될 것으로 추측
이 시국에도 인기! 브랜드의 오프라인 체험 공간 모음.zip
코로나19로 일상이 바뀐 지 어느덧 1년 반 째. 우리는 이제 마스크와 거리두기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21일은 1년에 한 번 있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지만, 고향에 가지 않고 집콕하는 모습도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온라인 콘텐츠의 파급력도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에디터도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SNS 피드를 훑어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에디터의 눈에 인친들이 자주 방문을 인증하는 오프라인 공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다.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궁여지책으로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체험 요소’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전략은 성공적이다. 거리두기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에게 쇼핑과 함께 특색 있는 문화 생활을 제공한 덕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체험 공간은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특히 SNS에서 방문 인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소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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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현대자동차가 설립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 4월 부산 수영구의 F1963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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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현대차가 운영하지만 현대차의 양산 차량을 볼 수 있는 매장은 아니다. ‘디자인’을 주제로 오감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이 곳에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콘셉트 카가 존재하며, 다른 개인 작가의 작품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은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총 4층으로 구성됐다. 1층에서 3층까지는 LED 크리에이티브 월 디지털 아트 작품, 팝업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4층에서는 다양한 클래스와 함께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을 통해 수도권에 편중된 디자인 콘텐츠를 보다 확산했다. 또한, 디자인 관련 사업을 장려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며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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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튜디오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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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운영한 문화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의 철학이 담긴 라이프스타일 문화 체험 공간 ‘스튜디오 I’다. 지난 2월 19일~3월 28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위치한 프로젝트 렌트에서 팝업 형태로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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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I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모두의 최대 관심사인 친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전기차 ‘아이오닉’과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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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I는 업사이클링 클래스, 전문가 강연, 친환경 브랜드 굿즈샵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자동차 기업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문화 생활을 선사하며 일석이조 효과를 낳았다.
3. 하우스 도산
올해 상반기, 가장 성공한 리테일 스토어를 하나 꼽자면 바로 하우스 도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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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도산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하우스 도산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했으며 젠틀몬스터와 함께 패밀리 브랜드인 탬버린즈, 누데이크가 함께 입점해 있다.
하우스 도산은 쇼핑을 통해 휴식하고 치유하는 ‘리테일 테라피’의 성공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줄어들자, 젠틀몬스터 상품군의 매출 역시 급격히 하락했다. 젠틀몬스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했으며 그곳이 바로 하우스 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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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도산의 성공 요인으로는 매장인지 전시인지 모를 파격적인 공간 구성이 꼽힌다. 하우스 도산은 판매 제품을 강조하지 않고, 수많은 전시 소품을 자연스럽게 공간에 스며들도록 구성했다. 단적인 예로, 3층에 위치한 선글라스 매장 한 켠에는 모두의 시선을 강탈하는 육족 보행 로봇 ‘THE PROBE’가 설치돼 있다.
이 언밸런스함이 젠틀몬스터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됐다. 젠틀몬스터 뿐만 아니라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와 위클리 리포트 42호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누데이크 역시 MZ세대에게 힙한 브랜드로 각인됐다. 하우스 도산은 이렇게 단순한 매장을 넘어 SNS에서 방문 인증이 쇄도하는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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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퓨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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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홍대에 위치한 T팩토리에서는 ‘미퓨의 방’이라고 하는 체험형 전시가 한창이다.
T팩토리는 SK텔레콤이 상시 운영하는 자사 플래그십 스토어다. 이번에 T팩토리에서 진행 중인 ‘미퓨의 방’은 위클리 리포트 45호에서 소개한 SK텔레콤의 새로운 구독 상품 ‘T우주’를 홍보하기 위한 무료 전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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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퓨의 방 전시는 ESFP 성향을 가진 우주인 ‘미퓨’의 방을 구경한다는 콘셉트에서 시작한다. 미퓨의 방은 침실, 부엌, 다이닝룸, 런드리룸으로 구성됐으며 관람객은 미퓨의 메시지에 따라 각 방을 이동하면서 하트 다섯 개를 수집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각 방의 소품으로 T우주 제휴사의 브랜드와 QR 코드를 배치해 T우주의 구독 상품을 자연스럽게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션 성공 시에는 T우주 파트너스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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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퓨의 방은 즐길거리뿐만 아니라 화려한 볼거리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주 콘셉트의 비비드한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인스타그래머블’해 MZ세대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끔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되니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사람은 방문해봐도 좋을 듯하다.
코로나19 이전의 오프라인 매장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 이끄는 식의 공간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지만 지금은 짧지만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일상의 작은 변화를 선물한다. 바꿔 말하면, 오프라인 매장이 외출한 김에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닌, 외출의 목적이 되는 곳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에 지쳐 일상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브랜드의 오프라인 체험 공간은 앞으로 다가올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소비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