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살인마' 김태현이 소환한 그 이름… 곽두팔·두만식·엄대두

2021-09-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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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곽두팔로 하려고요”
김태현이 부른 '택배 포비아'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무릎을 꿇고 있다 / 뉴스1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무릎을 꿇고 있다 / 뉴스1

몇 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곽두팔’ 이라는 가명이 인기를 끌었다. 혼자 사는 여성들이 택배를 이용할 때 가명을 써 남성으로 보이기 위해 사용했던 이름이다. 그런데 올해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이 택배기사를 가장해 세 모녀의 주거지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에서 이른바 '세 보이는 이름'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김태현은 피해자 A씨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속 택배 송장을 통해 주거지를 파악했고 스토킹을 시작했다. A씨의 주거지 인근 피시방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던 김태현은 해당 장소에 그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퀵 배달 기사로 속여 주거 침입해 살인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택배 송장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 등이 공유되기도 했다.

/인스티즈
/인스티즈

또 누리꾼들은 ‘곽두팔’의 이름을 다시 떠올렸다. 이른바 ‘세 보이는 이름 리스트’다. 인스티즈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덕출, 서팔광, 마춘동, 두만식, 홍피살, 문태범, 엄대두 등 수십 가지 이름이 올라와 있다.

택배시킬 때 본명 대신 '센 이름'의 가명을 사용해 범죄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이 방법은 2019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늘면서 확산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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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배달 이용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1인 여성 가구엔 ‘택배 포비아(phobia·공포증)'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서울시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 없이 1인 가구 3000명에게 지원하는 ‘안전 도어지킴이’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현관 앞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화질 카메라를 현관문에 설치하고, 위급 상황 땐 사설 경비업체인 ADT캡스에서 긴급 출동하는 가정용 보안 서비스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외출 시에도 집 앞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지원을 받으면 1년간 월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한편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오권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 등에 관한 법률 위한(정보통신망 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한 김태현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2일 열린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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