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오픈 카톡 수업 논란…A 교수 “방식이 불만? 사과하면 수강 가능”
2021-09-10 15:27
add remove print link
전북대, 오픈 카톡으로 비대면 강의…교재 없으면 '무차별' 강퇴
전북대 A 교수 “수업 방식에 불만 제기한 학생들, 사과해라” 적반하장
전북대학교에서 오픈 카톡 채팅방으로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윤리학 OOO 교수 공론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오늘 황당한 일을 당했다. 수업 당일까지 공지 하나도 없다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하더라"며 "구글 미트나 줌이 아닌 오픈 채팅에서 수업이 진행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 교수가 출석을 부르며 교재에다가 자신의 이름을 적어 사진을 찍어 올리라고 했다"며 "난 강의 계획서와 교재가 다른 경우도 있기에 구입하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했는데도 수업 망치지 말고 나가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교재를 구입하지 않았다.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난 수업이 끝나고 강퇴 당했다"며 "수강 정정 기간이 어제까지였는데 모두 결석 처리되고 F를 받게 생겼다.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실제 오픈 카톡 수업도 공개됐다. A 교수는 "도덕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덕을 연구하는 '윤리학'이란?"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학생이 "인간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가치 판단과 규범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대답하자 밑줄이 그어진 책 사진을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 교수는 자신이 집필한 교재를 구입하지 않은 글쓴이에게 "교재를 구하지 않았다는 건 대단한 무례다. 나가지 않고 버틴다고 해결될 줄 알면 큰일 치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글쓴이가 "죄송하다"고 사과하자 A 교수는 "이런 대답은 구역질 난다"고 비난했다.
A 교수는 자신만의 방식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강의는 이런 식으로 하겠다", "강의를 모두 끝낸 후 여러분의 노트 작성을 제출받아 평가하겠다", "한 번 결석하면 한 학기 전부를 결석으로 간주한다", "글쓴이는 출석 미달로 학점 얻을 수 없다" 등 비상식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A교수 입장은 이랬다. A교수 측은 "코로나 시국에 비대면 강의는 대면 강의보다 집중력과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강의의 질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려면 수강생들의 교재 구비는 기본적인 부분이다. 강의 계획서에 명시한 대로 교재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 학생을 강퇴한 것은 첫 시간에 교재가 준비된 인원 중심으로 강의를 하는 데 교재가 없는 학생이 지속적으로 강의에 개입하려는 것에 대한 처사"라며 "윤리학 강의를 듣고 싶으면 교수를 교재 팔이로 몰거나 수업 방식에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라"고 강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대학교에서 오픈 카톡으로 수업을 한다니", "총체적 난국",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사과하라고 하는 저 당당함은 어디서 오는가", "저걸 입장문이라고 낸 거냐", "저래놓고 등록금을 받다니"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