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흡곤란과 심하면 사망까지, 아나필락시스 조심하세요!

2021-09-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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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언 과장 “하강한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

부산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종언 과장 / 사진제공=성모병원
부산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종언 과장 / 사진제공=성모병원

최근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 중 진료시 '아나필락시스'라는 무서운 질병을 발견한다.

9월 추석은 성묘를 많이 하는 기간이라 응급실로 벌에 쏘여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대게의 경우 벌에 쏘이고 나면 가려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극히 일부에서 호흡곤란, 저혈압, 안면부종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벌침에 의한 독작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벌침 자체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환자가 특이체질이라 생기는 반응들이다. 이를 아나필락시스 또는 아나필락틱 쇼크라고 부른다.

아나필락시스라는 용어를 생소하게 든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두드러기, 비염 등의 알러지 반응이 아주 심각하게 일어나서, 호흡곤란, 저혈압과 같이 생명과 관련된 활력징후에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반응상태를 지칭하는 의학적 용어다.

아나필락시스의 원인으로는 주로 음식, 약물, 곤충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음식으로는 해산물, 우유, 견과류 등 여러 가지 음식물에 의해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약물 또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주로 진통소염제, 항생제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려서도 생길 수가 있는데, 신체의 특이 반응이기 때문에 같은 벌에 쏘인 A라는 사람한테는 단순 통증, 가려움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B라는 사람한테는 호흡곤란,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경한 경우, 단순 피부 반응으로, 두드러기, 가려움증, 홍조등이 생길수가 있으며, 후두 부위의 심한 혈관 부종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심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저혈압으로 인해 흉통, 어지러움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시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되고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피부에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제재로 치료하면 되지만, 위에서 언급한 호흡곤란, 어지러움, 의식 불명 상태가 되면 아나필락시스 상태가 의심되므로, 빨리 큰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거나 119신고를 통하여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부산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임종언 과장은 "조기에 빠른 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은 경우 인공호흡기 등을 통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라며 "아나필락시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하강한 혈압을 상승시키고,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소를 투여하면서 에피네프린이라는 강심제를 투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아나필락시스의 경우에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견과류나 우유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며, 진통제나 항생제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다른 약물로 대체해야 한다.

약물에 알러지를 경험한 사람은 꼭 약물 성분과 이름을 알아놓아야 하며,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을 시 약물에 알러지가 있다고 꼭 알려야 한다.

특히 응급실에는 의식 불명 상태로 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갑 등에 알러지가 있는 약물을 적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예전에 진통제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호흡곤란으로 내원했는데, 약물은 복용 않고, 무릎이 아파 파스를 무릎에 붙였다고 한다. 이후 호흡곤란이 심해져 내원하였으며, 환자는 인공호흡기 치료를 통해 완치가 된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약물 복용 뿐만 아니라 파스 종류나 연고를 통해서도 아나필락시스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약물 성분을 알아놓은 다음 반드시 같은 성분의 약물을 회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