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부조리 다룬 'D.P.', 군 관계자들이 보고 이런 평가 남겼다
2021-08-31 10:23
add remove print link
군대 내 부조리 제대로 다룬 드라마 'D.P.'
군 관계자 “대략 2000년대 중반 군대 같다”
군대 내 가혹행위에 대한 내용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군대 내부자들의 심기는 불편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도에 일어난 부조리라기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이 여럿 있었다.
지난 27일 넷플릭스에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를 다룬 'D.P'가 공개됐다. 'D.P'는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한국 순위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군대 내부의 부조리를 제대로 다뤄 군대를 전역한 예비역 장병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D.P.'에서 다뤄지는 부조리는 한둘이 아니었다. 못이 박힌 벽에 후임병을 밀치고, 후임병의 속옷을 벗긴 뒤 체모를 불태우는 장면까지 여과 없이 나왔다. 폭행과 성추행도 거리낌 없이 이루어졌다.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 남성들은 "PTSD가 올 것 같다", "군대에서 당하던 것과 똑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매체들도 한국군의 문제를 제대로 다룬 작품이라며 호평을 남겼다.
하지만 군대 관계자들은 'D.P.'의 폭발적인 흥행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군대에서는 부실 급식과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책 마련을 요구할 정도였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한 군 관계자는 29일 "이런 상황에서 가혹 행위 묘사가 있는 드라마를 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어 난감하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14년 부대에서 있었던 부조리라고 보기에는 좀 심했다. 전반적인 느낌은 2000년대 중반 정도에 가깝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주말에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데 아들이 놀란 표정으로 자꾸 나를 쳐다봐서 민망했다"라고 말했다.
전인범 예비역 중장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10~15년 전 군기가 가장 문란한 부대에서나 일어날 만한 극단적인 상황을 모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간부였던 나로서는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혹시나 내가 지휘했던 부대에 저런 부조리가 있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됐다"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