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이 남편 친형과 결혼하고 싶다고 하네요"

2021-08-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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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을 '형님'으로 불러야 할 판
“겹사돈 무방하나 나이차가 24년?”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젊은층에서는 겹사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적은 편이다. 겹사돈은 사돈을 맺은 사람들끼리 다시 사돈 관계를 맺은 사이를 말한다. 그런데 겹사돈이더라도 위아래 배분을 무시한 결합은 뒷말이 나올 여지가 크다.

이하 네이트판
이하 네이트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아주버님이 제 동생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와 다수의 커뮤니티가 이를 공유했다.

30대 초반인 글쓴이 A(여)씨는 결혼해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유부녀다. 그런 그녀에게는 아직 미혼인 45살 시숙(남편 친형)과 21살 대학생인 여동생이 있다.

시숙과 여동생은 A씨 결혼식 날 처음 마주쳤다. 서울대를 나온 시숙은 당시 고교생인 여동생의 공부 조언을 명목으로 여동생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이후 동생은 A씨에게 시숙과 거의 매일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얘기했다. 이때만 해도 A씨는 별 의심이 없었다.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공부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생이 대학에 들어간 후 시숙과 동생의 사이를 따져볼 만한 일이 생겼다. 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빵집에 시숙이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것을 A씨가 알게 된 것.

빵집은 시숙이 사는 곳과 30분가량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시숙은 빵을 사러 굳이 동생이 있는 곳까지 찾아갔다. 더구나 시숙은 빵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최근에서야 A씨는 시숙이 동생이 대학에 붙었을 때 아이패드를, 동생의 생일날에는 고가의 지갑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요즘 동생은 A씨에게 '나는 또래 말고 좀 나이 있고 똑똑하고 지적인 남자가 끌린다', '겹사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수상한 말을 던지고 있다.

언니, 동생이 시댁에서 형님, 동서가 되면 서로에 대해 잘 알 테니 싸울 일도 없을 거라며 은근슬쩍 A씨를 찔러보는 눈치다.

A씨는 "아주버님이 제 동생을 좋아하는 것 같고, 동생도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고민된다"며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사주는 걸 다 받는 동생도 이상하다', '동생이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겠다', '겹사돈은 상관없지만 나이차가 24세면 좀'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겹사돈에 대한 거부반응 외에 위 사례는 부모 자식뻘이라는 나이차 장벽까지 극복해야 할 처지다. 호칭과 촌수 문제도 복잡해진다.

두 사람이 결혼하면 A씨는 졸지에 친동생을 시댁 기준으로는 손위 형님으로 불러야 할 판이다. 친정 기준으로는 아주버님이 손아래 제부(弟夫)가 된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의 입장에서는 친가 기준으로 보면 A씨의 남편은 작은 아빠가 되고 A씨는 작은 엄마가 된다. 외가 기준으로 보면 A씨는 큰 이모가 되고, A씨 남편은 큰 이모부가 된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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