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효 “데뷔 20주년·40대…정말 열심히 살았지만 아쉽네요” (인터뷰)
2021-08-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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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위키트리와 인터뷰로 만난 송지효
데뷔 20주년 소감 및 '마녀식당' 비하인드 고백
20년을 달려왔지만 여전히 일이 고픈 배우가 있다.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통해 캐릭터 변신에 성공한 송지효의 이야기다.
송지효는 지난 17일 위키트리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이하 마녀식당) 종영 기념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날 그는 "오늘 인터뷰가 '마녀식당'의 마지막 일정이다. 이게 끝나면 정말 보내야 할 것 같다. 아쉬운 생각도 들고 새로운 부분에 도전했던 게 좋았던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녀식당'은 대가가 담긴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에서 마녀 희라와 동업자 진(남지현), 알바 길용(채종협)이 사연 가득한 손님들과 만들어가는 소울 충전 잔혹 판타지 드라마. 사람의 소원을 이뤄주는 음식을 파는 마녀식당의 사장이자, 남다른 서사를 지니고 있던 캐릭터 ‘조희라’로 분했다.
이번 작품에서 송지효는 그에게 쉽게 떠올릴 수 없던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소화했다. 평소 대중에게 친근하면서도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송지효와 시크한 ‘마녀’라는 상상할 수 없었지만, '마녀식당'을 통해 이 같은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에 송지효는 "제목부터 마녀가 들어가고 '판타지겠다'라는 생각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이 끝나고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도전 의식을 일깨워준 작품"이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또 "마녀가 굉장히 서양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낯설지 않되 가볍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던 것 같다"고 연기하면서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실제로 마녀가 된다면 날아다니고 싶다고 말한 송지효. 서울의 극심한 교통체증에 '뿅'하고 어딘가 이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웃어 보였다. 만약 손님의 입장이라면 코로나19 종식을 소원으로 빌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촬영이 끝나면 스태프들과 그동안 있었던 얘기하면서 하하 호호 웃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지더라. 촬영할 때도 마스크를 쓴 스태프들을 봐야 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 비대면 인터뷰도 익숙하지 않아서 한참 배웠다"
이번 작품에서는 외적인 변화도 있었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까지 강탈한 것. 하지만 이런 스타일링이 익숙하지 않은 송지효는 촬영 내내 불편하고 낯선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몸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 4개월 내내 지속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고 버겁더라. 익숙한 것만 해왔던 내가 '과연 이게 어울릴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게 맞나?' 의심도 많이 들었다. 그래도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굉장히 뿌듯하고 좋았다"
송지효의 비주얼 반전 변신 뒤에는 스태프들의 노고가 있었다. 그는 "성격상 비주얼적인 부분은 스태프들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해주는 그대로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스태프들에게 처음으로 했던 이야기가 '너희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 다신 이런 기회가 없을 수 있다'였다. 그런데 정말 저희 스태프들이 하고 싶은 걸 다 하더라. (웃음)"
남지현, 채종협과의 호흡은 단연 베스트였다. 20대인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춘 송지효는 "젊어서 좋았다. 이 친구들의 에너지가 현장에서 느껴졌다"며 "지현이는 긍정적인 생활, 똑 부러지는 모습 등 캐릭터랑 많이 닮았다. 연기도 잘하고 너무 똑똑하다.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긴다. 종협 씨도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송지효는 지난 15일 41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이날 SNS에 팬들이 보낸 생일 선물 인증샷을 올린 그는 몇십장의 사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송지효에게 팬이란 어떤 존재인지 묻자 "솔직히 조금 놀랐다. 정말 감사한 데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저는 드린 것도 많이 없는데 이렇게 받는 게 맞는 건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팬분들은 내가 정직하게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진 찍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다 찍고 싶었는데 어떤 분은 찍고 어떤 분은 안 찍을 수도 없고 그래서 큰 것들만 찍어서 올렸다"며 "바르게 정직하게, 정신을 똑바로 들게 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녀식당'을 통해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경험해 좋았다고 밝힌 송지효. 원하는 차기작의 키워드는 '사랑'이었다.
"사랑에 관한 작품을 하고 싶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도 있겠지만 가족, 동물, 생명이 없는 어떤 것 등 다른 사랑에 대한 것도 좋다. 만약 남녀 간의 사랑이라면 조금 더 딥한, 뜨거운 사랑을 하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송지효는 2001년 잡지 '키키'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강력반', '궁', '계백', '응급남녀', '구여친클럽',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러블리 호러블리', '우리, 사랑했을까', 영화 '쌍화점', '자칼이 온다', '신세계', '바람 바람 바람', '성난 황소', '침입자'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렇듯 쉴 틈 없이 달려온 송지효는 어느덧 데뷔 20주년, 40대를 맞이했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그의 달리기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20년이나 지났다. 정말 열심히 살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제일 크다. 지현 씨나 종협 씨 나이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워커홀릭이다. 일하는 게 너무 좋다. 그래서 일하고 도전하고 새로운 걸 익숙하게 만드는 게 좋다. 그냥 지금 이 상태로 꾸준히 변하지 않는 게 큰 목표 아닐까 싶다."